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포스트시즌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 하필 에이스 류현진(33)의 컨디션은 100%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 기자는 1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 등판한 류현진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90마일이 넘는 공은 1개에 불과했다"고 적었다.
니콜슨-스미스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의 평균 속도는 88.3마일(142.1km)에 그쳤다. 류현진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이후 약간의 통증이 있다고 했다.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류현진이 정규리그에서 기록한 포심의 평균 구속보다 약 시속 2km 정도 줄어든 숫자다.
MLB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이 이날 던진 45개의 공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가 기록된 공은 1회말 마누엘 마고에게 던진 싱커로 구속은 90.7마일(146km)이었다.
그런데 포심패스트볼 가운데 88마일(141.6km)을 넘는 공이 거의 없었다. 2회말 마이크 주니노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은 공은 몸쪽 가운데로 몰린 88마일짜리 포심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을 많이 던지지 않았다. 기대만큼 구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정규리그를 돌아보면 류현진은 포심 구속이 나오지 않은 날에 크게 고전했다.
4⅓이닝 5실점을 기록한 7월31일 워싱턴전과 5이닝 5실점에 그쳤던 9월8일 뉴욕 양키스전이 대표적이다.
류현진은 팔색조 투구로 유명하지만 포심패스트볼 역시 그에게는 중요한 구종이다. 포심이 살아야 변화구와의 조화가 살아난다.
탬파베이 타자들은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 짧은 스윙으로 정교한 타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상대의 타격 타이밍을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카드를 활용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5일 양키스전에서 7이닝동안 100개의 공을 던졌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이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심각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변칙 마운드 운영을 선택했고 에이스에게는 하루 더 휴식일을 주기로 했다. 그래서 2차전에 나왔다.
하지만 토론토의 기대와는 달리 류현진은 100%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회말 각각 투런포와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1⅔이닝 8피안타 1볼넷 7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