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고우석.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마무리 고우석은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무대였던 지난해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병호에게 던진 초구가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졌다. 2차전에서는 9회말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서건창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결국 팀은 지고 말았다. 마무리 투수에게는 최악의 경험이었다.
고우석은 올해도 LG의 뒷문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2위를 달리던 LG는 4위로 떨어졌고 팀 분위기도 흔들렸지만 고우석은 반등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1년 전 무너졌던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한다.
고우석은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작년에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며 "지는 게 너무 싫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고 싶다. 열심히 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결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NC 다이노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지난달 24일 투구 도중 발목을 다친 것이다. 부상 직후 펑펑 울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고우석은 "울지는 않았다"면서 "수술을 두번 해보니까 몸에서 소리가 나면 겁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수술 경험이 없었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수술 생각보다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스스로에게 화도 났다. 그래도 수술을 했을 때는 혼자서 걸었던 경험이 거의 없었다. 혼자 걸어 내려가면서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웃었다.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고우석은 최근 슬라이더의 위력이 살아나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경쟁력이 좋아졌다.
또 올 시즌 초반 부상과 복귀, 부진을 겪으면서 더 성숙해졌다. 고우석은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 어떻게 반등할 수 있는지 스스로 알게 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내 무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류중일 LG 감독도 고우석을 응원했다. "마무리 투수는 말 그대로 마무리를 해줘야 한다. 불 지르지 말고 잘해주면 좋겠다"면서 "젊고 장래가 촉망되는 마무리 투수니까 그 길을 잘 걸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