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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소장 피살 사건 "우리는 샌드백처럼 맞았다"

사회 일반

    아파트 관리소장 피살 사건 "우리는 샌드백처럼 맞았다"

    관리비 통장 인감 독점한다며 관리소장 살해
    사망 소장, 결백 증명하려 회계감사 신청해
    동네북 관리소장, 층간소음 항의하며 폭행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장전(대한주택관리사협회 협회장)

    지난주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가 관리소장을 살해한 사건.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사실 입주민 대표와 관리사무소 간의 갈등은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 작년 12월 서울 노원에서도, 올 4월 경기도 부천에서도 관리소장이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고요. 지난 9월 경기 수원에서는 관리소장에게 입주민 대표가 욕설을 퍼부어서 논란이 된 적도 있죠. 그런데 이렇게 피살사건까지 벌어진 건 처음입니다. 더 이상은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고 해서 대책위를 꾸린 곳이 있습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황장전 협회장, 지금부터 연결해 보죠. 회장님, 안녕하세요.

    ◆ 황장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숨진 관리소장분을 보니까 6년이나 그 아파트에서 관리를 하셨던데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건가요?

    ◆ 황장전> 그날 관리사무소장이 오전에 근무 중이었고 다른 직원들은 옥상에 잠시 시설관리를 위해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관리사무소장 혼자 있는 틈을 타서 흉기를 휘두른 것입니다.

    ◇ 김현정> 입주민 대표가 흉기를 가지고 온 거예요?

    ◆ 황장전> 네, 그래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게 아니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와서 관리사무소장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일을 저지른 것이죠.

    ◇ 김현정> 그럼 그 전부터 계속 갈등이 있는 사이였나 보군요?

    ◆ 황장전> 그렇죠. 사건이 있기 열흘 전부터 입주자 회장이 공동 인감으로 등록돼 있는 아파트 관리비 통장을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단독 인감으로 마음대로 교체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관리소장 인감, 입주민 대표자 인감 같이 쓰던 관리비 통장의 인감을 나만 단독으로 하겠다’ 이렇게 대표자가 요구했다고요?

    ◆ 황장전> 그렇죠. 그런데 이거는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니까 관리사무소장이 그렇게 말하고 원상복귀를 시켜놓으니까 입주자 대표 회장이 이에 앙심을 품고 사건을 저지른 것이죠.

    ◇ 김현정> 지금 한 이야기들 녹취 나온 걸 보니까 ‘내가 대표인데 무시하느냐? 내가 주인이고 너는 우리 돈 받는 사람 아니냐?’ 이렇게 막 윽박을 지른 것들이 있네요.

    ◆ 황장전> 그렇죠.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에게 피살된 관리소장을 추모하는 임시 분향소 (사진=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홈페이지)

     

    ◇ 김현정> 그렇게 단독 인감으로 하려고 한 것은 왜 그렇게 바꾸려고 했을까요?

    ◆ 황장전> 입주자 대표 회장이 그 관리비를 임의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끔찍한 일인데 살해 피의자는 경찰조사를 받고 있을 텐데 왜 그랬다고 진술한답니까? 다 인정을 합니까?

    ◆ 황장전> 네,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관리소장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관리를 해야 된다’

    ◇ 김현정> 내가 관리를 해야 된다?

    ◆ 황장전> 네. ‘주민 돈을 내가 관리해야 된다.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 그렇게 해서 자기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려고 했던 거죠.

    ◇ 김현정> 법상으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 황장전> 그렇죠. 법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되죠.

    ◇ 김현정> 그걸 막으려다가, 입주민 대표의 전횡을 막으려다가 벌어진 일인데요. 그러면 이 통장 관리하는 건 말고도 전부터 뭐 이런 시비들이 좀 있었답니까?

    ◆ 황장전> 그러니까 그 단지에서 도색 도장 공사를 큰 건을 하는데 ‘소장이 돈을 횡령할 수도 있으니 당신이 관리하라’ 이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자꾸 의심을 키운 것 같다는 그런 정보도 들어옵니다.

    ◇ 김현정> 관리소장이 돈 떼먹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이런 의심들을 계속했었다고요?

    ◆ 황장전> 네.

    ◇ 김현정> 전혀 사실은 아니었던 건가요?

    ◆ 황장전> 전혀 사실은 아니죠. 그래서 소장님이 회계감사를 받아서 투명하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와중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그건 피살된 관리소장 가족들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겠네요.

    ◆ 황장전> 네. 90세 노모로 계시는 어머니도 계신데 참 살해 당했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사고로 죽었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어서 엄청난 충격을 받으셨어요.

    ◇ 김현정> 놀라실까 봐 그 살해당했다는 얘기까지는 차마 못 드렸군요.

    ◆ 황장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피살 사건까지 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마는 입주민 대표하고 관리사무소 간의 갈등은 상당히 많았다면서요?

    ◆ 황장전> 아주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있죠. 자기 뜻에 맞지 않는다고 폭행해서 함몰 사고가 발생한 사건들도 있었고요. 그 다음에 또 층간소음을 해결 안 한다고 연약한 여자 소장을 아주 샌드백 치듯이 때리는 영상들도 아마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공동주택관리법이라는 게 있는 것으로 알아요. 뭐냐면 ‘입주민 대표의 부당한 간섭이 있을 경우 관리소장은 지자체장에게 사실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그러면 지자체는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런 법이 있는 걸로 아는데 소용없습니까?

    ◆ 황장전> 지자체에서 잘 움직이지 않죠.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단체로 항의방문해서 변호사를 사서 반대 의견을 제시하니까 조정 갈등하기가 쉽지도 않고요.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피살사고까지 벌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치더라도, 극단적인 사건은 아니라 치더라도 주민들 눈치보다가 정말로 관리비가 부정하게 쓰이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제대로 관리감독이 안 돼서 입주민 대표가 전횡을 부리는 경우들도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런 구멍들을 메워야 될 것 같은데 어떤 대안이 필요하겠습니까?

    ◆ 황장전> 그래서 서울에서 문제가 된 단지들이 있어요. 서울시에서 ‘공공관리사무소장제도’라고 도입을 해서 운영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을 겁니다.

    ◇ 김현정> 문제가 자꾸 갈등이 발생하는 곳은 공공관리소장을 파견을 한다?

    ◆ 황장전> 네. 그래서 일정 기간 동안 2년이면 2년 기간 동안에 정상화를 시키는 것이죠. 둘째는 공동주택에 대한 폭행, 상해, 살해 등은 특정 범죄에 해당된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가중처벌을 해 달라는 것이죠.

    ◇ 김현정> 이런 경우는 처벌을 좀 가중해서 해 달라?

    ◆ 황장전> 네. 또 하나는 관리사무소장이 임기가 사실 최소한 업무처리를 할 기간 정도의 보장이 돼야 됩니다, 법적으로 사실은.

    ◇ 김현정> 지금은 어떻게 돼 있나요? 보장이 안 돼 있습니까?

    ◆ 황장전> 일부 아파트에서는 관리사무소장 임기를 3개월로 정해 놓고.

    ◇ 김현정> 계약 기간 3개월이요?

    ◆ 황장전> 네. 단기계약들이 요즘에는 또 성황돼서요.

    ◇ 김현정> 이거 경비원 분들도 마찬가지죠?

    ◆ 황장전> 그렇죠. 경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경비원들도 그렇고 관리소장도 그렇고 계약을 3개월만 하고 계속 갱신해 주는 형태로 운영해요? 그야말로 파리목숨이네요?

    ◆ 황장전> 네. 그러니까 비정규직이다, 이렇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정규직화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여지는 거죠.

    ◇ 김현정> 정규직화가 되거나 혹은 그게 안 되더라도 3개월 계약 기간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 황장전> 그러니 뭐 입주자 대표 회장이나 힘 센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겠네요. 이건 경비원 분들 인터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경비원 분들은 관리소장 눈치를 또 봐야 된다. 그래서 우리 너무 파리 목숨이다 그런 얘기도 하시던데 이게 서로 물고 물리고 그 밑에는 3개월 계약이라는 굉장히 부조리한 게 숨어 있군요.

    ◆ 황장전>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통해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만들어달라고 국민청원을 했어요. 그래서 좀 청원에 관심 좀 부탁드리고 싶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슈될 때만 반짝 관심이 아니라 좀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협회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 황장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황장전 협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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