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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與 70년대생…다크호스 될 수 있을까

국회/정당

    기지개 켜는 與 70년대생…다크호스 될 수 있을까

    박주민 서울시장 가능성 열고, 박용진 대선 도전 시사
    당내선 "성급하다" 비판론과 "도전 못할 이유 없다" 긍정론 교차
    86세대·8090세대 견제 이겨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선점이 과제
    野 70년대생 의원도 "박수칠 만 하다…'따르고 싶은 리더십'이 관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1970년대생의 도전이 시작됐다.

    섣부른 시도라는 우려와 적지 않은 경험과 경쟁력을 가진 인물들의 도전으로 40대 기수론의 불을 지필 수 있다는 희망론이 교차하고 있다.

    70년대생들은 이른바 86세대로 불리는 민주화운동 기수의 바로 다음 세대로, 86세대의 왕성한 정치·경제·사회 분야 활동에 가려 오랜 기간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앞선 선배 세대들도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지만 86세대는 20대였던 1980년대에 있었던 5·18광주민주화운동,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굵직한 희생과 성과들을 토대로 2000년대 들어 선·후배 세대들을 제치고 최대 정치세력이 됐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던 70년대생은 1973년생인 박주민 의원이 당대표 경선에 참여하면서 올해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 의원이 201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1등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을 때도 적지 않은 충격이 일었지만 올해와는 달랐다. 최고위원 경선이 당대표 경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2부 리그'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차기 대선 출마가 확실시됨은 물론 당시 '대세'를 형성했던 이낙연 현 당대표와 민주당의 불모지 대구·경북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낸 김부겸 전 의원이라는 점에서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대표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지만 박 의원은 김 전 의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득표율로 레이스를 마친 덕에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적지 않은 존재감을 확인했다.

    당 대표 경선을 끝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70년대생의 움직임은 이달 들어 재개됐다.

    박 의원이 지난 9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틀 뒤인 11일에는 1971년생인 박용진 의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런 기여를 하려고 한다"며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도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민주당 내 반응은 크게 양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급하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박주민 의원의 경우 자신이 출마했던 당대표 경선이 끝난 지 겨우 2개월여가 지났다. '이낙연 대 김부겸' 구도가 굳어진 상황에서 막판에 경선에 참여하는 바람에 적지 않은 선배 의원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의원은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지 4년 6개월 정도 지났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선 의원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도 초선 의원을 지낸 후 대통령이 됐지만 국회 밖에서의 경험치를 살펴보면 중량감에서 크게 뒤진다.

    서울이 지역구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박주민 의원의 경우 연이어 큰 선거를 치르게 되면 '선거에 집착한다'거나 '조급해 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으니 이미 던져 놓은 아젠다를 토대로 다음 당대표를 노리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박용진 의원도 대선은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선거인데 스스로가 충분히 준비가 됐는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언제까지 70년대생이 유망주로만 남아 당내에서 들러리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 나이로 따지면 올해 박용진 의원은 50세, 박주민 의원은 48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른바 '유치원 3법'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으며 4·15총선에 출마한 서울지역 민주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주민 의원은 20대 국회 입성 전부터 '세월호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 데 이어 '거지갑'으로 불릴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 끝에 재작년 전당대회에서 1등 최고위원이 됐다.

    민주당의 한 70년대생 의원은 "86세대 선배들의 경우 빠른 사람은 30대 후반부터 의정활동을 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내일 모레 쉰이 되는 70년대생 인사들이 광역선거나 대선이 도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불쏘시개'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유의미한 불쏘시개가 된다면 다시 도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 의원의 공통된 숙제는 '낀세대'의 숙명을 넘어서서 시대적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것이다.

    70년대생의 약진을 좋게만 볼 리 없는 86세대는 여전히 국회 내 최대 세력이다. 통통 튀는 개성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8090세대 후배 의원들은 자칫 70년대생을 '꼰대'로 바라볼 수 있다.

    그간 각종 당 내외 행사로 청년 세대와의 접촉점을 넓혀 온 박주민 의원은 이를 통해 젊은 감성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당대표 경선 때 밝혔던 대로 '시대 전환의 청사진'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도 계속해서 나설 방침이다.

    박용진 의원은 연세대 강연을 통해 평균연령 55세의 나이든 국회를 탈피해 시대교체를 선언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의 과감함을 독려했다. 꼬리표처럼 달려 있는 옛 민주노동당 출신과 관련해서도 "제일 왼쪽에 있었던 사람이지만 가장 오른쪽으로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합리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한 국민의힘 70년대생 의원은 "상대 당이지만 이들의 과감한 도전은 박수칠 만 하다"며 "시대적 유불리나 앞뒤 세대와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역량으로 '따르고 싶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유의미한 결과 도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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