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민규(사진 왼쪽)이 1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NC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오재일과 마주 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은 5대1로 넉넉하게 앞선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 때 마무리 이영하를 올렸다.
하지만 이영하는 흔들렸다.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애런 알테어에게 1타점 적시타를, 강진성에게 2타점 좌전안타를 각각 얻어맞았다.
1사 1,2루 위기가 계속 됐고 점수차는 1점으로 좁혀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마무리 이영하를 내리는 강수를 뒀다.
김태형 감독은 "제구력이 문제였다. 계속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어쩔 수 없이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이 힘 있게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4점차였는데 계속 불리하게 갔다"며 교체 이유를 밝혔다.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불펜 김민규였다.
김민규는 KT 위즈를 상대한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유희관의 ⅓이닝 만에 강판된 후 등판해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위기의 두산을 구했던 선수다.
김민규가 올라오자마자 만난 타자는 NC의 리드오프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올해 정규리그 타율 부문 4위(0.345)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530타석에서 삼진을 48개 밖에 당하지 않은 교타자다.
1점차 막판 득점권 승부처에서 인플레이 타구는 어떤 변수를 불러 일으킬지 모른다. 그래서 단기전에서는 투수의 탈삼진 능력이 중요한데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가 앞에 선 것이다.
김민규는 이영하와 달리 정교한 제구력으로 직구 3개를 연거푸 던져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이어 시속 128km짜리 포크볼을 던졌다. 절묘하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박민우는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가장 결정적인 삼진이었다.
김민규는 "제구가 왔다갔다 해서 진짜 집중해서 던졌는데 잘 들어갔다"고 박민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민규는 이명기를 1루 앞 땅볼로 처리하고 힘겹게 5대4 승리를 지켜냈다.
김태형 감독도 환하게 웃었다.
이영하의 다음 투수로 홍건희와 김민규 사이에서 고민했다는 김태형 감독은 "그나마 김민규의 제구력이 더 믿음이 갔다. 그래서 선택했는데 잘 막아줬다. 요즘 좋아졌다고 해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너무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