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 지노빌리(사진 왼쪽)과 디에고 마라도나 (사진=아르헨티나 축구협회 트위터 캡처)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마누 지노빌리는 만 40세였던 2017년 여름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었다. NBA 선수 생활 연장과 은퇴를 두고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이 쏠렸다.
지노빌리가 공식 발표를 하기에 앞서 그의 결정을 전세계 농구 팬에게 '스포일러'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축구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였다.
마라도나는 2017년 7월초 아르헨티나 언론을 통해 "나는 지노빌리와 평소 가깝게 지낸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지노빌리가 샌안토니오에서 두 시즌 더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노빌리는 다음달 샌안토니오와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계약 종료를 한 시즌 남긴 2018년 8월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마라도나는 지노빌리가 은퇴를 발표한 당일 자신의 SNS에 그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올리며 "지노빌리는 아르헨티나의 자부심"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처럼 둘의 사이는 각별하다. 또 그들은 아르헨티나의 스포츠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빠져서는 안될 레전드이기도 하다.
마라도나는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였다. 그의 등번호 10번이 아르헨티나 축구를 상징했다면 지노빌리의 대표팀 등번호 5번은 아르헨티나 남자농구 황금세대의 상징이었다.
지노빌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농구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미국이 NBA 선수들을 올림픽에 내보낸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래 올림픽 남자농구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디에고 마라도나 (사진=연합뉴스)
지노빌리는 올림픽 4강에서 미국을 상대로 29득점을 퍼부어 승리를 이끌었고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완파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 지노빌리는 2002년부터 2018년까지 NBA 샌안토니오에서 활약하며 팀 던컨, 토니 파커와 함께 총 4회 우승을 합작했다.
마라도나는 2019년 NBA 멕시코 경기가 열렸을 당시 현지 언론을 통해 "나는 지노빌리가 가기 전부터 샌안토니오의 팬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25일(현지시간) 평소 자신을 아꼈던 마라도나가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지노빌리는 누구보다 슬퍼했다.
지노빌리는 자신의 SNS에 "너무 슬프다. 그가 남긴 모든 영광의 순간들에 경의를 표한다. 그의 가족과 그를 진정 사랑했던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