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정부가 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를 포함한 개각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김 장관에 대해 "경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매매와 전세를 아우르는 부동산시장의 고난이 이러한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되면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현재의 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빗발친 부동산 책임론…최장수 국토부 장관 교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정부 '원년 멤버' 김현미 장관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집값 급등 문제가 이번 정부에 대한 비판의 화두에 오르고, 최근에는 전세난까지 불거지면서 '경질'을 요구하는 여론은 이미 거셌던 상황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김 장관에 대한 경질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비판의 결은 다소 다르지만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마저 김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던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러한 취지의 청원 글이 취임 2년 차인 2018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굵직한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반복해 게시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받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다만 청와대는 이러한 개각이 김 장관에 대한 경질성 조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경질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김 장관이) 많은 성과를 냈는데도 많은 요구가 있었고, 좀 더 현장감 있는 정책과 능동적인 대처를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이로써 김 장관은 지난해 3월 개각 당시 후임이었던 최정호 전 2차관이 낙마하면서 부득이하게 계속해온 장관직을 3년 5개월여 만에 내려놓게 됐다.
◇후임은 변창흠 LH 사장…정책 기조 유지 예상
변창흠 LH 사장(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다만 '실수요' 중심의 청약시장과 정비사업 관련 규제 강화, 주택 수요를 수도권 3기신도시 등으로 유인‧분산하는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큰 기조는 '포스트 김현미' 시대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신임 장관으로 변창흠 LH 사장이 내정됐기 때문이다.
변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학자 출신으로, 도시계획과 주택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지난해 4월 LH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국가균형발전위원 등을 지냈다.
청와대는 변 내정자에 대해 "SH와 LH에서 주택 공급, 도시재생 등을 직접 담당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며 "현장 이해와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이 느끼는 주거 문제를 더 정확히 진단하고 양질의 주택 공급을 더 가속화하는 등 주택 정책을 통해 국토 균형 발전과 국민적 염원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변 내정자의 LH는 수도권 3기신도시 등 각종 공공택지 조성과 개발, 주거 취약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정부 주택 정책의 '손발' 노릇을 도맡아왔다. 장관이 교체되더라도 정부의 부동산, 주택 정책 기조가 큰 틀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되는 이유다.
지난 8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주택 정책과의 비교를 묻는 질문에 "이 정부가 가장 낫다"고 말하는 한편 '상·중·하' 평점 중 "'중상' 이상은 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장기임대주택 공급에 대해선 그동안 어떤 정부보다도 많은 공급을 하려 노력해온 게 사실"이라고도 설명했다.
특히 LH 사장 취임 당시에도 "단순히 도시 건설과 주택 공급을 넘어 돌봄‧배움‧일자리‧결혼‧노후 등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생애복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주거복지' 관련 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