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사진 오른쪽)과 이대성 (사진=KBL 제공)
이대성(고양 오리온)은 10일 오후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 원정경기에 앞서 양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코트에 나와 몸을 풀었다.
농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대성은 양쪽 로우포스트에서 림을 등지고 드리블하는 포스트업에서의 스텝을 연습했다. 이대성은 포인트가드 치고는 비교적 큰 190cm의 신장을 이용해 종종 포스트업 공격을 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이대성의 골밑 포스트업은 오리온의 주요 공격옵션 중 하나일까.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웃으며 "그린라이트를 주지 않았다. 제발 하지 말라고 하는데… "라며 껄껄 웃었다.
현역 시절 센터로 활약했던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이 포스트업을 할 때의 움직임은 부드러운 편이 아니라며 "작은 선수에게는 통해도 큰 선수에게는 안 통한다. 내가 보기에 좋은 자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을준 감독은 "타일러 데이비스 같은 선수가 옆에서 날아올텐데"라며 도움수비에 대해 우려했다. 빅맨에 비해 키가 작은 선수가 포스트업을 할 경우 스페이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도움수비에 막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코트의 야전사령관이라 불리는 포인트가드는 팀의 공격옵션을 직접 선택할 때가 많다.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의 포스트업을 "자기만의 농구"라고 정의했다. 이대성의 뛰어난 개인기와 팀 플레이 사이의 '밀당'은 지금도 계속 된다.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에게 6득점 정도만 해도 좋으니 어시스트를 10개씩 해달라고 주문한다. 그럴 때마다 대성이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데 6점만 넣은 적이 없다"며 "울산 현대모비스전 때는 전반에만 어시스트 9개를 했는데 후반에는 1개도 없었다"며 웃었다.
"공격력만을 앞세우면 한계가 온다"는 지적에 이대성도 패스를 많이 신경쓰고 있지만 때로는 엇박자가 난다는 게 강을준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가끔은 자신에게 노마크 기회가 왔는데도 패스를 하더라. 종종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래도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이 보유한 기술의 가치를 존중한다. 마음껏 개인 기량을 발휘하면서도 조금만 더 동료를 잘 활용해달라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이 조금 변하기는 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대성에 대한 질문에 답할 때 자주 미소를 보인다. 오리온의 상승세 주역인 선수단 수장과 간판 스타의 '밀당'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