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 동안 현직 경찰로 일하면서 키워 온 영화감독 꿈을 꽃피운 이가 있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사라센의 칼'을 연출한 임재영 감독이다.
이 영화는 깊은 상처로 세상을 피해 숨어버린 윤아(신지수)와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이주노동자 알란(검비르)의 현실을 차갑지만 희망적으로 그리고 있다.
임 감독은 앞서 자신이 연출한 '엔젤하우스'로 지난 2012년 남영동 인권영화제 최우수상을 받아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개봉을 앞둔 '사라센의 칼'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라센의 칼'은 지난 2018년 서울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호주 칼라테이프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 배급 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임 감독은 "20여 년간 경찰 공무원으로 현직에서 일하면서 꿈을 향해 본업도 영화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달려 왔다"며 "시간이 날 때마다 스토리도 구상하고 단편영화도 제작했는데, 각본·연출을 맡은 '사라센의 칼'이 내년 1월 개봉까지 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고 전했다.
그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어릴 적부터 돈을 벌어야 했다. 고된 노동 뒤 짧게나마 쉴 수 있던 날에는 극장을 찾아 영화를 봤다. "그 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심신의 안정을 달래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임 감독은 "현직에서 일하면서 많은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사건의 발생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편견"이라며 "여성에 대한 편견,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 종교에 대한 타인의 편견 등이 우리네 삶까지 파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편견들에 대한 차가운 현실과 그것을 뚫고 세상을 향해 나가자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만든 영화가 바로 '사라센의 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