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전자상거래 회사 핀둬둬. SCMP 캡처
알리바바, 징동에 이어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전자상거래 회사인 핀둬둬의 여직원이 새해를 며칠 앞두고 새벽 퇴근길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2세 여성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IT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996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여성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998년생인 장이라는 성을 쓰는 22세 여직원은 신장 위구르 자치주 우루무치에 있는 핀둬둬 구매 사업부에서 일했다. 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새벽 1시 30분쯤 일을 마치고 동료와 함께 귀가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시간 만에 사망했다.
그의 죽음이 장시간 노동과 관련이 있는 과로사 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에는 과로로 인한 죽음으로 알려지며 널리 퍼졌다.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장의 죽음에 관한 해시태그 1억9천만회 이상 조회됐다.
장의 죽음으로 중국 IT업계의 악명 높은 996 문화도 도마에 올랐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업계 관행을 일컫는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하루 8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최대 3시간을 연장 근로할 수 있는데 한 달에 36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할 수 없지만 IT업계를 중심으로 996 문화는 비공식적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2019년 4월에 “젊었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하루에 8시간만 일하려 하는 이들은 필요 없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장은 지난 숨진 지 6일 만인 지난 3일 부모의 동의하에 화장됐지만 죽음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핀둬둬 본사가 있는 상하이시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웨이보에서 996 문화와 관련한 해시태그 글들은 삭제되고 있다. 장의 죽음이 중국의 IT업계를 중심으로 존재하고 있는 장시간 노동 문제를 바꾸지 못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