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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없는 대표팀 선발 논란에 상처만 남은 男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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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 없는 대표팀 선발 논란에 상처만 남은 男농구

    김상식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 사진=KBL 제공.

     


    김상식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추일승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 나란히 물러나기로 했다. 다음달 필리핀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을 위한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협회는 코로나19 시국에도 필리핀 예선에 국가대표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출전을 강요하는 FIBA의 강경한 입장을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협회는 작년 11월 바레인 예선에 안전상의 이유로 대표팀을 보내지 않았다. FIBA는 코로나19에 따른 협회의 결정을 배려하지 않았다. 최근 협회에 벌금 2억원, 승점 2점 삭감 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건 한국 뿐만 아니라 출전을 거부한 타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은 2월 대회에 대표팀을 보내기로 했다. 지난주 경기력향상위원회(이하 경향위)를 열어 지난 시즌 MVP 허훈(부산 KT)과 특별 귀화선수 라건아(전주 KCC) 등 KBL 소속 10명과 강상재(상무), 여준석(용산고) 등 나름 최정예 멤버로 구성됐다.

    문제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에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대표팀 선수들이 원정을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가격리 기간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시기다. 그래서 대표팀 구성을 앞두고부터 우려가 컸다. KBL 소속 프로 선수들을 아예 제외하고 대학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래도 경향위는 최대한의 배려를 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순위 경쟁을 감안해 10개 구단에서 1명씩만 선발하기로 했다.

    어떤 선택도 모두의 행복을 담보하기는 어려웠다. 어느 팀은 핵심 전력을 차출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력 누수가 덜한 팀도 있기 마련이다.

    만약 구단간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최정예 선수를 선발할 경우 전주 KCC와 부산 KT, 고양 오리온 등 스타 군단을 자랑하는 팀들은 2명 이상의 대표선수 차출이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더 큰 잡음이 나올 수 있었다.

    경향위의 최종 결정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구단 관계자도 있지만 당연히 불만을 품은 관계자도 있다.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현장 지도자도 있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결국 대표팀 감독과 경향위원장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향후에도 프로농구 시즌 도중 대표팀 차출은 피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농구계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선수 선발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매뉴얼 마련을 위해 협회와 KBL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경향위는 '상식' 선에서 이번 대표팀을 구성하려고 애썼다. 무엇보다 선발 과정에서 국가대표의 상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예선 참가 팀들은 프로농구 몇몇 관계자들의 주장처럼 아마추어 선수들을 내보내도 해볼만한 상대라는 평가도 있다. 만약 혹시라도 패한다면? 한국 농구의 위상 추락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쏠릴까.

    어느 누가 대표팀 구성을 책임지고 맡았어도 완벽한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건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현실 앞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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