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조카 때리고 물고문 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 구속

어린 조카 비정상적 학대, 사안 심각
진술·수사 내용상 '증거인멸·도주' 우려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에서 열살 조카를 때리고 물고문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이모 부부가 구속됐다.

수원지법(이명철 영장전담판사)은 10일 오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모와 이모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보호하고 있던 나이 어린 조카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학대하는 과정에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범행으로 그 결과가 참혹하다"며 "범행 방법 등에 비춰 볼 때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들의 진술 내용과 현재까지의 수사 정도를 보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사안의 성격상 도주의 염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모 부부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면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미안해요"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8일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조카 A(10)양을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리고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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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물고문을 하던 도중 A양이 숨을 쉬지 않자 119에 신고해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고 거짓 신고도 했다.

A양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조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을 위해 때렸다"며 범행 일부를 인정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동부경찰서는 A양의 사인이 폭행으로 인한 '속발성 쇼크'라는 부검의의 구두소견 등을 토대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이모 부부의 세 자녀가 각자 다른 친척 집에서 지내고 있는 점을 수상히 여겨 친자녀들에 대한 학대 여부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방법 등을 집중하겠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살인죄 적용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