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인 인디언모터사이클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익숙한 할리 데이비슨과 형제 관계다.
인디언모터사이클은 미국에서 1901년 시작됐다. 할리 데이비슨보다 2년 먼저 출범했다는 점에서 형이다. 하지만 할리의 매출액의 10~15% 규모라는 점에선 동생이라고 한다.
인디언모터사이클의 서울 이태원 매장을 둘러봤다. 바이크 초심자 입장에서 인디언모터사이클의 주력인 스카우트와 스카우트 바버, 스카우트 바버 트웬티 등의 모델을 살펴봤다.
스카우트. 인디언모터사이클 제공
인디언모터사이클의 스카우트는 버트 먼로(1899~1978)의 오토바이로 유명하다. 뉴질랜드 출신의 버트 먼로는 낡은 1920년식 인디언 스카우트 모델을 개조, 1962년부터 1967년까지 미국 유타 주의 보너빌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스피드위크'에 참가해 1967년 공식기록 306km/h(훗날 계측시 계산오류가 발견되어 296km/h로 정정)을 달성했다.
먼로의 일대기는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인디언모터사이클은 인간의 자기 초월, 빠른 속도에 대한 열망 등의 정신을 유산으로 갖고 있는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였다.
또 다른 얘깃거리는 회사의 역사이다.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디언모터사이클은 할리 데이비슨과는 대비되는, 순탄치 않는 과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2011년 폴라리스 그룹에 합류한 뒤부터 안정적으로 새로운 모델들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의 스카우트는 2015년 재발매된 모델이다. 오리지널 스카우트의 낮고 긴 형상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과 최고 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97.9Nm의 69큐빅 인치(1,133cc) 수랭 V트윈 엔진을 얹었다.
통상 미국의 전통적인 바이크를 '아메리칸 크루저'라고 부른다. 속도 자체에 주력하기보다 긴 거리를 안정적인 속도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드넓은 땅 덩어리에서 조금은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는 크루징에 최적화 돼 있는 셈이다.
스카우트는 2016년 배기량을 61큐빅인치(999cc)로 낮춘 스카우트 식스티, 앞뒤 펜더를 짧게 잘라내고 싱글 시트를 적용하는 등 커스텀 무드로 꾸민 스카우트 바버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스카우트 바버. 인디언모터사이클 제공
바버는 잘려진 말꼬리의 형상에서 유래된 이름인데, 오토바이 뒷바퀴를 감싸고 있는 펜더를 잘라 짧게 만들어 경량화하는 기술이 적용되면서 '바버'라고 통칭됐다.
그러니까 스카우트 바버는 스카우트에서 파생된 모델이다. 스카우트와 스카우트 바버 등과 갖은 프레임을 토대로 만들어진 또 다른 모델이 스카우트 바버 트웬티이다. 이들은 수냉식 1,133cc V-TWIN 엔진과 6단 변속기 등을 공유한다.
차이점은 디자인과 라이딩 포지션에서 나온다. 일단 스카우트 바버는 스카우트에 비해 펜더를 짧게 만들었고, 색상 역시 블랙 아웃으로 처리해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마감 처리됐다. 스카우트 라인업 중 가장 젊은 감각을 보여준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스카우트 바버는 핸들 바까지의 거리가 비교적 긴 편이고, 때문에 앞으로 수그린 형태로 앉게 된다. 이른바 '공격적인' 포지션으로 공기의 저항을 낮게 받으며 보다 빠른 속도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다만 이 같은 자세는 긴 거리를 크루징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라이더와 핸들바 사이의 거리를 좁힌 모델이 트웬티이다. 올드스쿨 스카우트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스카우트 바버 트웬티. 인디언모터사이클 제공
가격은 스카우트 바버가 2150만원부터 스카우트는 2190만원, 스카우트 바버 트웬티가 2250만원부터 시작된다. 색상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다.
스카우트 외에 빈티지, 스프링필드, 챌린저, 로드마스터 등의 모델 라인업이 더 있다. 스카우트는 인디언모터사이클의 엔트리급에 해당한다.
인디언모터사이클 이태원 매장은 2층부터 4층까지 쇼룸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의 입문용 바이크, 3층은 대형 사이즈의 투어링 바이크, 4층은 스포츠바이크와 출고 대기중인 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지하에는 의류 및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1층에는 정비실이 자리했다. 루프탑에는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어 휴일 구경삼아 둘러보기에 좋은 동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