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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정규 우승 원동력? 3점슛 시대에 '클래식'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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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 정규 우승 원동력? 3점슛 시대에 '클래식'을 더했다

    프로농구 2위 울산 현대모비스 30일 원주 원정서 패배
    KCC 매직넘버 제로…정규리그 우승 확정 '통산 5번째'
    확률 농구 추구해 밸런스를 맞춘 공격농구로 KBL 지배

    프로농구 전주 KCC. KBL 제공

     


    "요즘 대세는 3점슛이고 선수들도 대세를 좇아가는데, 바로 그런 부분 때문에 타일러 데이비스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프로농구 전주 KCC를 이끄는 전창진 감독의 말이다.

    최근 부상으로 팀을 떠난 외국인 센터 타일러 데이비스는 골밑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KCC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질주에 기여한 주역 중 한명이다.

    하지만 데이비스에게는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의 꿈이 있었다. 요즘 NBA에서는 장신선수 가운데 3점슛을 던지지 못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트렌드 변화가 극심하다. 데이비스는 3점슛 연습을 자주 했고 실전에서도 던지고 싶어했다.

    하지만 전창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KCC는 '2점 농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달리 표현하면 확률 농구에 중점을 두고 있는 팀이다. 확률높은 페인트존 득점 시도를 최우선으로 노리고 그 과정에서 파생된 3점슛 기회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골밑슛에 중점을 두고 3점슛 시도가 적은 경기 운영 방식은 이제 클래식 농구처럼 느껴진다. 전 세계적으로 트렌드 변화가 워낙 극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구는 결국 득점 싸움이다. 통계적으로 기대 득점을 얼마나 높게 형성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3점슛을 많이 던져도 좋다는 명제에는 반드시 기본 이상의 성공률이 뒷받침돼야 한다. NBA에서 성공한 '3점슛 군단' 대부분이 그렇다.

    전창진 감독은 "나는 감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무조건 확률 농구를 했다"며 "우리 팀에 3점슛을 잘 던지는 선수가 많지만 이왕이면 높은 확률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창진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상대의 3점슛을 막아야 한다고 선수에게 얘기하기가 어렵다"는 말도 했다. 여기서 전창진 감독의 확고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확률높은 득점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가장 확률높은 득점 구간을 차단하는데 주력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KCC는 공수 양면에서 클래식 농구에 가깝다.

    아이러니하게도 KCC는 높이가 강점으로 여겨지는 팀은 아니다. 라건아와 타일러 데이비스라는 정상급 빅맨들을 데리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들을 뒷받침해 줄 토종 빅맨이 부족했고 라인업 전반적인 높이 역시 강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KCC는 전통을 추구했고 그 안에서 기대 득점을 극대화하는 최상의 효율을 찾아냈다.

    KCC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페인트존 슛(35.2개)을 시도해 두 번째로 높은 성공률(59.2%)을 기록했다. 확률높은 구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그 효율이 좋았다.

    반면, 3점슛 시도는 21.9개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성공률은 34.3%로 리그 평균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렇다고 해서 KCC가 트렌드를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이번 시즌 MVP급 활약을 펼친 송교창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2대2 공격의 중심 이정현은 "높이가 약하다 보니까 스페이싱 트렌드에 맞게 농구를 해왔다. 특히 송교창이 빠른 파워포워드로서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면서 그게 강점이 됐고 우리가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밸런스는 KCC의 화력을 극대화했다. KCC의 정규리그 공격 효율은 111.7(총 100번의 공격을 한다 가정했을 때 평균 득점)으로 리그 1위다.

    5대5 공격에서는 라건아와 이정현이 공격의 중심이 된다. 라건아는 골밑에서, 이정현은 외곽 2대2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한다. 여기에 베테랑 정창영이 윤활유 역할을 하고 송교창은 또 하나의 강력한 공격 옵션으로 활약했다.

    그렇다고 해서 KCC가 골밑 중심의 세트오펜스에만 주력했던 것은 아니다. 높이의 약세를 스피드로 메우면서 뛰어난 속공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4번 포지션을 맡는 송교창의 스피드는 팀 속공 전개 능력의 차원을 바꿔놓았다. 모든 상대팀이 KCC의 트랜지션을 걱정했을 정도다. KCC의 팀 속공 평균 득점은 10.8점으로 서울 SK(11.1점)에 이어 2위다.

    공수에서 확률을 강조하는 KCC는 팀 수비 효율(104.0)에서도 리그 2위다. 탄탄한 방패에 날카로운 창까지 보유한 KCC의 정규리그 지배는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프로농구 2위 울산 현대모비스가 30일 오후 원주에서 열린 원주 DB와 원정경기에서 2대80으로 패하면서 전주 KCC의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모두 사라졌다.

    이로써 KCC는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에 처음이자 구단 통산 다섯 번째 정규리그 우승(대전 현대 시절 포함)이다.

    트렌드와 클래식을 절묘하게 섞어 KCC의 성공가도를 이끈 전창진 감독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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