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연합뉴스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허리 부상의 우려를 완전히 씻어낸 김광현은 위력과 구속을 되찾은 슬라이더를 앞세워 신시내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김광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시즌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볼넷없이 5피안타(1홈런) 8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한 경기 탈삼진 8개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의 개인 최다 기록이다.
김광현은 작년 데뷔 시즌에서 총 39이닝을 소화해 삼진 24개를 잡아냈다. 올해는 2경기 8⅔이닝 만에 지난해 전체 탈삼진 개수의 절반인 12개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시즌 첫 등판 때보다 예리한 각도와 속도가 모두 좋아진 슬라이더를 앞세워 헛스윙 쇼를 연출했다.
김광현은 이날 85개의 공을 던져 15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9번이나 헛돌렸다.
김광현이 기록한 삼진 8개 중 7개가 헛스윙 삼진이었다. 7번 모두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았다. 나머지 1개의 루킹 삼진은 타격이 약한 신시내티 투수 소니 그레이를 상대로 잡았다.
김광현의 실점은 6회초에 나왔다. 닉 카스테야노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맞았다. 슬라이더가 한가운데에 가까운 위치로 들어갔다. 이날 유일한 슬라이더 실투였다. 앞서 나온 안타 4개는 슬라이더가 아닌 다른 구종에서 비롯됐다.
신시내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팀 OPS(출루율+장타율) 0.814로 내셔널리그 1위를 자랑하는 강타선을 갖췄지만 김광현의 절묘한 슬라이더 앞에서 무력화됐다.
신시내티는 4점차로 뒤진 9회초 3점을 뽑는 저력을 뒤늦게 발휘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5대4로 이겼고 김광현은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