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연합뉴스
"타격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작년 초반에는 한 타석 한 타석 제가 긴장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프로야구 KT 위즈를 이끄는 이강철 감독은 2020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간판 타자 강백호의 포지션을 변경했다. 확실한 주전 1루수를 찾지 못하자 코너 외야수를 맡았던 강백호를 내야로 불러 들였다.
1루는 내야 포지션 가운데 수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편에 속한다. 타격 생산력이 좋은 거포 유형의 타자가 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로운 수비 포지션에 적응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작년에 가장 걱정했던 게 타격이었다. 강백호에게 1루가 가장 좋은데, 백호가 우리 팀만의 타자는 아니니까, (포지션 변화로) 타격 능력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2020시즌 초반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강백호 못지 않게 긴장했다. 혹시나 못 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강백호는 지난해 타율 0.330, 23홈런, 95득점, 89타점 활약으로 이강철 감독의 근심을 덜어줬다.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2020시즌 최고의 1루수로 우뚝 섰다.
이강철 감독은 "전반적인 타격이 좋아지고 골든글러브를 받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은 많이 적응해서 타격도 좋아진 것이라 생각한다. 외야를 맡았을 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강백호의 1루 수비는 리그 정상급이라 보기 어렵다. 그래도 이강철 감독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포지션을 바꾸고 1년 반도 안 지났다. 적응을 엄청 잘하고 있는 것"이라며 "요즘 왼손타자의 타구가 얼마나 빠른가. 처음에는 무섭다고 했는데 지금 잘 이겨내고 있는 걸 보면 적응이 빠르다.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반사신경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강백호의 타격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다.
그럴만 하다. 강백호는 올해 타율 0.403(1위), 4홈런, 33타점(공동 2위)을 기록하며 KT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컨택트에 집중한다든가, 초구를 노린다든가 변화를 주는 모습이 나온다. 많이 성숙해졌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