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이달 초부터 원정 10연전을 치렀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초반에 편성된 중요한 고비였다.
토론토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유격수 보 비셋의 활약에 힘입어 8대4로 이겼다.
애틀랜타와 3연전을 독식한 토론토는 원정 10연전을 6승4패로 마무리했다.
토론토가 이긴 6경기 가운데 선발투수가 선발승을 올린 건 절반인 3경기였다. 그 중 2승을 류현진이 해냈다.
류현진은 원정 10연전이 시작할 당시 부상자 명단에 있었지만 지난 7일 오클랜드 원정에서 복귀했다. 5이닝 4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선발승을 올렸다.
13일 애틀랜타 원정에서는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2패)을 수확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을 2.95로 낮췄다.
오른쪽 둔부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류현진의 공백이 장기화되지 않았던 것이 토론토에게는 호재였다.
에이스 류현진의 등판 경기는 토론토가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경기다. 토론토는 올해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 날 5승2패를 기록했다.
느림의 미학은 올해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애틀랜타전에서 포심패스트볼의 속도가 평소보다 느렸지만 커터의 구속을 스스로 조절하면서 구종간 조화를 극대화 했다.
제구력은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이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1.13개로 리그 4위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LA 다저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를 차지했던 2019년(9이닝당 볼넷 1.18개)보다 더 낫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올해 "류현진이 다음에 던질 공은 덕아웃에서조차 예상하기 어렵다"는 말을 종종 한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네 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제구력도 좋다. 이는 고비 때마다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리는 능력으로 연결된다.
류현진의 탈삼진/볼넷 비율은 7.60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74명의 투수 가운데 전체 7위다.
류현진의 로테이션 합류와 때마침 살아난 팀 타선의 힘으로 원정 10연전 고비를 잘 넘긴 토론토는 시즌 전적을 20승16패로 끌어올렸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23승16패)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3위는 뉴욕 양키스(20승17패), 4위는 탬파베이 레이스(20승19패)로 1~4위 모두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토론토는 15일부터 내셔널리그 구단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인터리그 홈 3연전을 치른다.
이후 동부지구 라이벌 구단인 보스턴, 탬파베이, 뉴욕 양키스를 연이어 상대한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동부지구 순위 경쟁 구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과의 총 10연전을 잘 치러야 한다.
류현진은 보스턴과 홈 3연전 첫날인 19일에 등판할 것이 유력하다.
류현진은 지난달 21일 보스턴 원정에서 5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류현진은 패스트볼의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4회부터는 제구력도 흔들렸다.
류현진은 지난 애틀랜타전에서 투구 밸런스를 되찾았다. "몸의 중심이 앞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다"며 밸런스를 조정해 효과를 봤다고 했다. 또 슬라이더에 더 가까웠던 느린 커터는 구종간 조화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류현진은 보스턴을 상대로 아직 승리가 없다. 통산 3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과거 뉴욕 양키스에 다소 약했던 류현진은 지난해 마지막 맞대결과 올해 2경기에서 총 2승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해 징크스를 털어냈다. 만약 보스턴을 상대로도 에이스다운 위력을 발휘한다면 토론토의 순위 경쟁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후 더욱 강해진 류현진과 동부지구 선두 보스턴과의 리턴매치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