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지침 완화된 미국.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들에게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발표했지만, 정부는 국내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14일 "현재 우리는 집단면역의 목표를 11월로 했고, 거리두기를 통해서 기초재생산지수를 계속 낮추면 집단면역을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다"며 "그 상황에서 다른 나라나 국내의 변이 유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지금 예단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질병관리청은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경우에는 거리두기가 지켜지기 어려운 밀접한 야외활동을 제외하고는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다만, 접종을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대중교통 등 특정한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권 부본부장은 "지침 개정의 이유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에서의 연구 결과를 통해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코로나19 방어력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항체 형성이 불충분하거나 미약해 소위 돌파감염이 발생하더라도 바이러스 배출량, 중증도, 전파력 등이 약한 점을 확인한 점도 마스크 지침 개선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 박종민 기자
여기에 미국에서는 백신이나 치료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영국발 변이가 주로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도 백신·치료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남아공·브라질 변이보다는 나머지 바이러스들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방역당국은 집단면역이 달성되는 과정에서 또다른 변이가 출연하고 유행할 수 있으므로 마스크를 벗는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한 회피력이 높은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거나, 현재의 남아공 변이가 유행을 주도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백신 접종속도가 빠른 국가의 경우에도 거리두기 정책의 강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 당장은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 지침이 완화됐지만 변이 유행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예방접종센터. 사진공동취재단
또 권 부본부장은 "신속한 예방접종을 통해 오는 추석 정도 65세 이상이나 고위험층을 중심으로 해서 접종이 완료가 된다면, 해당집단에 따라서 우선 실외부터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변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안전성 등의 검증과 접종 완료자의 비율 등을 살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미국의 마스크 지침 변경이 미국 내 유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며, 예방접종이 끝나더라도 일정한 수준 이상의 거리두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인도 등 동남부 아시아 일부 국가를 보면,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도 거리두기와 방역 및 보건의료 대책 전반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게 된다"며 "거리두기가 탄탄하면 할수록 백신의 효과는 고위험집단부터 빨리,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