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드 텐' 매미가 조 바이든 대통령 옷깃에 앉아있다. CNN 캡처
17년 만에 한번씩 미국 동부지역을 출몰중인 매미인 '브루드 텐'으로 미국 사회에 여러 이야기 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매미 떼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길에 동행하려던 기자들의 전세기를 멈춰 세우는 일까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밤 오후 9시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백악관 취재단 전세기가 매미 떼의 '침입'으로 이륙하지 못했다.
취재단은 6시간 30분가량 지난 9일 새벽 다른 비행기에 올라타 무사히 이륙할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원(공군1호기)은 이날 오전 예정대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 영국으로 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군1호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매미 떼를 조심하라. 난 방금 하나 잡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까지 일주일간 영국, 벨기에, 스위스를 방문하는 동안 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 참석한다.
'브루드 텐'은 미국 동부지역에 정기적으로 출몰하는 15마리 매미떼 가운데 하나로 가장 강력한 번식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등 미국 동부지역은 17년마다 수 조 마리의 매뚜기 떼로 한바탕 홍역을 앓는다.
올해는 생방송을 준비하던 방송기자가 뒷덜미에 앉은 매미에 놀라 쌍욕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는가 하면, 어느 방송사는 아예 '브루드 텐'으로 만든 새로운 음식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브루드 텐'의 이름 가운데 '텐'은 숫자 10을 의미한다. 15종류의 정기 출몰 매미 가운데 열 번 째로 파악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브루드 텐'은 17년 간 땅에서 성충으로 있다 5월 중순경 땅 밖으로 나와 두 달 정도 지내다 죽는다. 다음 '브루드 텐'은 2038년에 다시 땅 밖으로 나온다.
5월 중순 땅밖으로 나온 '브루드 텐'이 나무를 뒤덮고 있다. 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