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공만 잡았어도…" 류현진 분전에 더 아쉬웠던 수비 실수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가 아니다. 수비의 도움이 뒷받침됐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유형의 에이스다.

토론토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서 1회말부터 수비 실수로 인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류현진은 1사에서 지명타자 예르민 메르세데스를 상대했다. 그가 밀어친 공은 왼쪽 담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좌익수 로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하지만 그는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했고 공을 흘렸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다음 타자 요안 몬카다가 아웃됐을 때 이닝이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수비 실수 때문에 투아웃밖에 되지 않았다"며 해당 장면을 주목했다.

이후 4번타자 호세 어브레유가 적시 2루타를 쳤고 다음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은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류현진이 올시즌 1회에 3실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현지 언론을 통해 1회말 수비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구리엘 주니어 본인도 그 공을 잡았어야 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만약 메르세데스의 뜬공을 잡았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몬토요 감독은 구리엘 주니어가 수비코치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오늘 경기만 놓고 보면 그 실수 때문에 점수를 내줘야 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회부터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달리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6이닝 3실점으로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했지만 2대5 팀 패배를 막지 못하고 시즌 4패(5승)째를 당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의 제구가 날카롭지 않았음에도 경기를 팽팽한 양상으로 끌고 갔다며 "그게 바로 류현진이 하는 일"이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