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또래 여학생인 것처럼 속여 10대 남학생을 유인한 뒤 20여 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촬영까지 한 3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유사성행위, 위계등추행,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신상정보 10년 공개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한 취업제한 10년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5차례에 걸쳐 B(16)군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제한 혐의를 받는다. 3회에 걸쳐 범행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다시 성행위를 강요하는 협박용으로 쓰기도 했다.
A씨는 2018년 12월 SNS를 통해 B군에게 또래 여학생인 것처럼 접근해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성인 남성인 A씨를 보고 B군이 놀라자 그는 "여자와 성관계를 할 수 있게 해줄 테니 옷을 벗고 기다리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현관문을 잠가 B군이 도망가지 못하게 한 뒤 겁을 주며 피해자를 추행했다. {RELNEWS:right}
이한형 기자
그때부터 A씨는 B군에게 "집 부근으로 가 친구들을 찾아내겠다", "성관계 영상이 있는데 이를 유포하겠다"며 갖은 이유로 협박해 범죄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가 약 1년 9개월 동안 동성의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협박해 범행을 저질렀고 이 과정을 촬영해 협박까지 했다"며 "아직 나이가 어려 성적 가치관과 성에 대한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착취물 제작범죄 특성상 피해자는 앞으로도 동영상 유포 등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극도의 성적 수치심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 분명하고, 성 가치관 확립은 물론 사회생활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게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 동영상이 실제로 유포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