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야권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일 정치 참여 의지를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직접 말했다. 최 전 원장의 측근은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나머지는 좀 더 준비된 다음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최 전 원장은 강원도에 머물다 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 급히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관계자는 "부친이 고령이기 때문에, 그의 건강 상황이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 스케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자들이 지난 5일 서울시청 앞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치 참여의 뜻을 직접 밝혔음에도 최 전 원장이 대권 경쟁에 곧바로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중립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감사원장직을 도중에 그만둔 데다 정치적 기반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야권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최 전 원장 측이 실무진들에게 제안도 하고 그런 식으로 준비는 하고 있지만, 캠프를 바로 출범시킬 정도로 급하게 일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대선 도전 선언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에 맞춰 다음 달쯤 입당할 것이라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지지율 기반은 물론, 캠프 구색을 갖추고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등 입당을 미룰 만한 체력이 되는 윤석열 전 총장과 사정이 다르단 말이다. 다만 외부 인사 영입 임무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아직 접촉은 없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전 원장 주위에서 돕겠다는 뜻을 밝히는 사람들은 있지만, 국민의힘 원내 의원들과는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원외에도 정치 영역에서 직접 연이 있는 사람은 없다"며 "국민의힘이 자강론을 펼치고 있어, 당내로 들어오면 충분히 자원을 제공하고 기반이 돼준다는 것을 최 전 원장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