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 일부 지역에 사흘 동안 물이 나오지 않거나 탁수가 발생하는 등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이재수 춘천시장(사진 왼쪽)이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했다. 진유정 기자 강원도 춘천시 일부 지역에 사흘간 상수도 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거나 탁수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만과 춘천시를 향한 '늑장대응'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12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물을 공급하는 소양취수장 펌프 밸브 파손으로 춘천 대부분 지역이 단수됐고 긴급 복구를 거쳐 9시간여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남산면, 서면, 남면 등 일부 지역에는 물이 나오지 않거나 탁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춘천시의 재난재해에 대한 컨트롤타워 부재와 신속한 대응책이 없다는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춘천시 상하수도 사업본부는 소양취수장 펌프 밸브가 파손된 지 2시간이 가량이 지나서야 재난안전과에 알렸고 이후 시민들은 단수 조치가 이뤄지기 20분 전에야 소식을 접하게 됐다.
뒤늦게 문자 1통을 받은 시민 대다수는 먹는 물은 물론 씻고 빨래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활용수조차 준비하지 못했다.
춘천시 남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영업 차질을 빚었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해에다 단수 피해까지 더해진 것이다.
A씨는 "밀린 설거지는 물론 화장실에서 오물들이 처리 되지 못해 식당안에 냄새가 진동한다. 피해보상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조차 안되고 있는데 시장님은 오늘도 세수하고 물마시고 화장실도 쾌적하게 사용했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시 거두리에서 임대업을 하고 있는 B씨도 물이 공급되지 않자 5가구의 세입자에게 먹는 물과 목욕비용을 지원해야 했다.
B씨는 "수십년 춘천에 살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물이 안나오고 미리 알려주지 않은 적이 없다. 폭염에 물 사용이 안되니 주인도 세입자도 곤란하고 싸움까지 벌어질 뻔 했다"고 전했다.
홍종윤 춘천시 상하수도 사업본부장은 "취수장에서 물이 엄청나게 솟구치는 것을 확인해 조치를 하려고 했지만 수압이 워낙 강해서 인력으로 한계가 있었다. (단수가 되면) 워낙 사안이 크다 보니까 대책을 논의하면서 오후 1시 50분 쯤 시청 재난과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직도 파손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전문가 조사를 거쳐야 알 수 있다는 게 춘천시의 입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단수 기간 수도관에서 빠진 물을 완전히 보강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거리에 따라 시차가 있고 원거리일수록 더 늦어지고 있다.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시청 브리핑룸 찾아 "단수로 민원이 폭발하자 춘천시의 공식 블로그와 공식 페북에서 단수 사태 공지글을 오히려 삭제하는 등 시 홈페이지에서도 어떤 설명이 없었다. 사태에 대한 원인분석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점과 실시간으로 시민들께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등 행정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