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연합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 4회초 2사에서 케빈 뉴먼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김광현은 이후 5회초 1사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아낸 뒤 조기 강판됐다. 4⅓이닝 4실점 부진으로 승패없이 물러난 경기였다.
이후 김광현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다음 선발 경기였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13번째 등판만에 시즌 2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3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김광현은 7월6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호투를 선보였고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7월11일 시카고 컵스 원정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상승세를 탄 김광현은 지난 18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한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근 4경기 연속 선발승을 챙긴 김광현은 시즌 승수를 5승(5패)으로 늘렸고 평균자책점(ERA)을 2.87로 낮췄다.
무엇보다 지난 4경기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김광현이 단 1개의 장타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츠버그전 마지막 두 타자와의 맞대결 결과를 포함하면 김광현은 최근에 맞붙은 타자 94명을 상대로 2루타 이상의 장타를 내주지 않았다.
김광현은 지난 4경기에서 허용한 14안타는 모두 단타였다.
김광현은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를 마치고 최근 들어 제구력, 특히 낮게 던지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실투를 줄이고 약한 타구를 많이 이끌어내면서 대량 실점의 가능성을 스스로 낮춘 것이다.
김광현은 미국시간 기준으로 7월에 세 차례 등판해 모두 선발승을 따냈다. 총 19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제로, 피안타율 0.169, 피OPS(출루율+장타율) 0.39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79를 기록했다.
7월에 세 차례 이상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달린 선수는 양대 리그 통틀어 김광현이 유일하다.
3경기에서 총 19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김광현은 시즌 초반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자주 드러냈다. 최대한 오래 버티면서 팀에 승리 기회를 부여하는 선발투수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허리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날이 많았고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에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조기 교체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김광현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서 '이닝이터'가 되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이뤄나가고 있다.
또 김광현은 최근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리고 있다.
김광현은 이번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7월 경기에서도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 상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이달의 투수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박찬호(1998년 7월)와 류현진(2019년 5월) 2명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