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낮에는 집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데, 어린 강아지 혼자 있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떡하죠? 다들 요즘 어떻게 하시나요?"
22일 전국적으로 찜통 같은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려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폭염 대응 방법을 묻는 글이 쇄도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29) 씨는 가족들이 모두 출근한 사이 집을 지키는 강아지 두 마리를 위해 반려동물용 대리석 매트와 쿨링 방석을 샀다. 소파 아래처럼 강아지들이 자주 머무는 장소에는 꽝꽝 얼린 아이스팩도 깔았다.
정씨는 "집에 돌아오면 한 마리는 꼭 대리석 매트 위에서 자고 있어 뿌듯하다"면서 "강아지들이 마시는 물도 일반 생수와 얼음물 두 가지로 준비한다"고 했다.
대리석, 얼음물처럼 더위를 식힐 물건을 구비하는 데 더해 아예 에어컨을 켜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 오모(31) 씨는 고양이 두 마리를 위해 매일 에어컨 온도를 24도로 설정한 채 집을 나선다.
오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꼭 밥솥에 갇힌 것처럼 느껴지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다"면서 "털북숭이 고양이들을 생각하면 전기세는 아깝지 않다"고 했다.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사는 직장인 한모(26) 씨는 통풍이 잘되지 않는 작은 원룸에 살고 있어 걱정이 더 크다. 에어컨 작동 여부에 따라서 온도 변화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한씨는 "하루는 폭염이 심하다고 해 에어컨을 켜놓고 출근했는데 돌아와서 보니 고양이 몸이 너무 차가워서 놀랐다"며 "그 후로는 3시간 뒤 꺼지도록 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쐬다 배탈이라도 날까 봐 전용 유산균도 새로 사서 먹이고 있다"며 웃었다.
전문가들은 동물이 머무르는 공간의 온도 역시 사람이 지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경원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폭염 때 에어컨 등으로 온도 조절이 되지 않거나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공간에 머무르면 동물도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면서 "열사병에 걸리면 호흡이 가빠지다가 쇼크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강아지, 고양이 등은 정상체온이 사람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온도 등도 사람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수준으로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