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하루미 올림픽선수촌 입구에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일부 선수단이 하루미 올림픽선수촌 대신 인근 국립 훈련 센터에서 머문다는 현지 보도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올림픽 대회"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 국가대표 선수단 중 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의 선수들은 도쿄 하루미 올림픽선수촌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해당 종목은 탁구, 유도, 레슬링 등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부 일본 선수단이 하루미 올림픽선수촌이 아닌 아지노모토 국립 훈련장을 숙소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케이 신문 캡처그러면서 "(해당 종목 선수들은) 아지노모토 국립 훈련 센터(NTC)에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지노모토 국립 훈련 센터는 도쿄도에 있는 특별구 중 하나인 '기타구'에 위치해 있다.
이들이 하루미 올림픽선수촌에서 지내지 않고 외부 숙소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선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익숙한 연습 시설에서 이동 부담을 줄여, 일본이 보유한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원칙적으로는 출전 선수들이 올림픽 선수촌에 입소해야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조직위원회가 인정한 숙박 시설에 머물 수도 있다"고 알렸다.
아지노모토 국립 훈련 센터(NTC)에서 훈련 중인 일본 레슬링 국가대표팀. 도쇼 사라 인스타그램 캡처실제로 일본 레슬링 국가대표팀 선수단은 하루미 올림픽선수촌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의 스포츠 신문 '닛칸스포츠'는 지난 18일 니시구치 시게키 레슬링 대표팀 단장의 인터뷰를 전하며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실전까지 하루미 올림픽선수촌에 들어가지 않고 NTC에서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메달 유력 종목'으로 꼽힌 외국 선수들의 반응 또한 눈에 띄고 있다.
독일 유도 국가대표 에두아르 트리펠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숙소 내부에 비치된 '골판지 침대'를 찍어 올리며 "멋진 침대"라며 비꼬았다. 독일 탁구 국가대표 패트릭 프란지스카 역시 숙소 내부 모습을 본인의 SNS에 찍어 올리며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독일 유도 국가대표 에두아르 트리펠은 지난 20일 '골판지 침대'를 처음 접한 후 자신의 SNS에 "멋진 침대"라며 사진을 게시했다. 독일 탁구 국가대표 패트릭 프란지스카는 숙소에 들어간 후 신기한 듯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해당 선수 SNS 캡처이를 두고 일본 현지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유명 학자 시마조노는 지난 21일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공정하지 못하고 교활하다. 믿음에 대한 배신"이라며 비난했다.
현지 한 누리꾼 역시 "외국 선수들은 선택권도 없이 2~8인실을 쓴다"며 "일본 선수들만 NTC에서 개인 방을 쓰고 훈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이런 식의 대응은 반드시 불똥이 튈 것"이라며 "일본 선수들이 선수촌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도 황당해했다. 국내 한 누리꾼은 "저건 개최국의 이점이 아니라 특혜"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개최국 이점이 선수촌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냐"라며 "대놓고 선수촌을 부실하게 관리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