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25일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 1회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노컷뉴스2020 도쿄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오사카 나오미(2위·일본)가 여유있게 1회전을 통과했다.
오사카는 25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정싸이싸이(52위·중국)를 눌렀다. 1시간 27분 만에 2 대 0(6-1 6-4) 완승을 거뒀다.
당초 오사카는 전날 1회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요청으로 경기가 25일로 미뤄졌다. 오사카가 23일 대회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까닭에 휴식 시간을 배려한 것이다.
이날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는 오사카를 인터뷰하기 위한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렸다. 일본 취재진은 물론 외국 기자들도 질문을 던졌다.
오사카가 25일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 1회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노컷뉴스메이저 대회 단식을 4번 제패한 오사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자 선수로 꼽힌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최근 1년간 수입을 추정한 결과 오사카는 6000만 달러(약 690억 원)의 수입을 올려 7500만 달러의 미국프로농구(NBA) 케빈 듀랜트(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오사카는 논란의 중심에는 뉴스 메이커다. 오사카는 올해 프랑스오픈 도중 우울증을 호소하며 언론 인터뷰를 거부한 끝에 기권했다. 또 다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마저 불참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오사카는 지난 20일(한국 시각)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윔 수트'에 실린 자신의 수영복 화보를 올렸다. 그러면서 자랑스럽다는 듯 자신이 해당 잡지의 수영복 모델로 나선 첫 아이티인이자 일본인 여성이라는 글을 붙였다. 오사카는 일본인 어머니, 아이티인 아버지를 뒀다.
그러자 미국의 정치 평론가 클레이 트래비스와 유명 앵커 메긴 켈리 등은 오사카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인터뷰는 거부하면서 화보 촬영은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것이다. SNS 이용자들 역시 오사카의 태도를 비난하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
오사카가 자신의 잡지 수영복 화보를 올린 트위터 캡처.이날 오사카는 첫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거의 2년 만에 도쿄에서 경기하고 생애 첫 올림픽이라 정말 긴장했다"면서 "하지만 상대가 강했음에도 이길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프랑스오픈 기권 이후 복귀전에 대해 "오랜만에 경기였지만 이곳에 있어 행복하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라 모두에게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우울증과 관련해 정신 건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사카는 "무엇보다 테니스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또 올림픽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기 때문에 휴식기가 필요했다"고 답했다. 이어 "확실히 조금 회복이 됐고, 기분도 좋다"고 답했다.
이날 코트 상황에 대해 오사카는 "괜찮게 느껴졌다"면서 "이곳에서 몇 번의 대회를 치렀는데 너무 좋고 날씨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오사카는 일본 기자들의 일본어 질문에도 영어로 답했다.
오사카는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 스포츠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오사카는 "분명히 여성 스포츠가 신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동등하다고 하지만 때때로 실력이 아닌 우리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에서 더 낫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매우 강하고, 그걸 보는 게 기쁘다"고 덧붙였다.
2회전에서 오사카는 빅토리야 골루비치(50위·스위스)와 맞붙는다. 특히 세계 랭킹 1위이자 윔블던 우승자 애슐리 바티(호주)가 이날 1회전에서 사라 소리베스 토르모(48위·스페인)에 0 대 2(4-6 3-6)로 완패하면서 오사카가 고국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