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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라질 기자도 감동한 정영식의 명승부[도쿄올림픽]

스포츠일반

    "어메이징!" 브라질 기자도 감동한 정영식의 명승부[도쿄올림픽]

    27일 도쿄올림픽 개인전 단식 32강전에서 승리한 한국 탁구 남자 국가대표 정영식. EPA=연합뉴스 27일 도쿄올림픽 개인전 단식 32강전에서 승리한 한국 탁구 남자 국가대표 정영식. EPA=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탁구 개인전 3라운드 경기가 열린 27일 일본 도쿄체육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3라운드에서 단연 취재진의 눈길을 모은 것은 1번 테이블 경기였다.

    정영식(29·미래에셋증권)과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그리스)의 32강전이었다. 세계 랭킹 13위 정영식이 49위인 지오니스에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의 접전이 이어졌다.

    지오니스는 보기 드문 수비형 선수로 정영식의 드라이브를 끈질긴 커트로 넘겼다. 그러다 이따금씩 공격으로 돌아서는 전술에 정영식은 고전했다. 첫 게임과 3번째 게임을 내준 정영식은 4번째 게임까지 듀스 끝에 10 대 12로 내줬다. 5번째 게임도 7 대 10까지 뒤져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정영식은 위기의 순간 강한 뒷심을 발휘했다. 1점만 내주면 끝나는 상황에서 내리 3점을 따내며 기사회생한 뒤 2점을 더 얻어 반격에 성공했다. 6번째 게임도 여세를 몰아 11 대 6으로 이겨 마지막 7번째 경기로 승부를 몰고 갔다.

    마지막 경기는 그야말로 혈투였다. 9분이었던 6번째 게임의 두 배인 18분이나 경기가 이어졌다. 정영식의 드라이브 공격과 이를 끊임없이 받아넘기는 지오니스의 수비 대결이 긴 랠리로 펼쳐졌다.

    명승부에 취재진은 텅빈 관중석을 대신해 박수를 보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도 취재했다는 한 브라질 기자는 "어메이징(놀라운) 플레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정영식은 대한탁구협회 김택수 전무와 이상수, 안재현(이상 삼성생명) 등의 응원 속에 힘을 냈다. 7번째 경기 1 대 4로 뒤졌지만 강력한 드라이브를 앞세워 8 대 6까지 승부를 뒤집었다. 지오니스도 끈질기게 들어붙으며 승부는 다시 듀스로 흘렀다. 정영식은 10 대 11로 뒤진 가운데 드라이브를 구사했고, 상대가 수비한 공이 날아가 다시 듀스. 결국 12 대 12에서 날카로운 드라이브로 1시간 28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영식이 27일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 단식 32강전에서 접전 끝에 승리하자 대한탁구협회 김택수 전무, 이상수, 안재현 등이 기뻐하고 있다. 도쿄=노컷뉴스정영식이 27일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 단식 32강전에서 접전 끝에 승리하자 대한탁구협회 김택수 전무, 이상수, 안재현 등이 기뻐하고 있다. 도쿄=노컷뉴스

    경기 후 정영식은 "정말 어려운 경기였고 거의 기운 위기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해서 다음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행복하다"며 땀을 훔쳤다. 오상은 남자 대표팀 코치도 "랭킹은 낮지만 유럽에서도 까다로운 선수로 통해 어려운 상대였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영식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단식 16강전에서 투혼의 경기를 펼쳤다. 세계 최강 마룽(중국)을 게임 스코어 2 대 0으로 몰아붙였지만 내리 4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정영식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며 '눈물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에 대해 정영식은 "설레고 멋 모르고 나갔다면 이제는 조금 올림픽을 알고 나왔다"면서 "그래선지 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펑펑 울었지만 이번 대회를 마치면 혼자 조용히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다시금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영식의 16강 상대는 베테랑 티모 볼(독일·세계 10위). 정영식은 "맞붙은 지 오래됐는데 1승 2패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역시 어려운 상대지만 도전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오 코치도 "기술은 티모 볼이 위지만 정영식도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정영식은 올림픽에만 6번 출전한 볼을 4 대 1(11-8 7-11 11-7 11-9 11-4)로 제압했다. 지난 대회 16강에서 탈락했던 정영식은 첫 올림픽 8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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