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권은희 국민의당 단장(왼쪽)과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27일 오전 양당 합당 실무협상을 끝으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4‧7 재보궐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당 의사를 밝히면서 양당은 지난 달부터 합당 협상을 이어왔지만 범야권 단일후보 플랫폼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성일종‧국민의당 권은희 합당 실무협상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마지막 실무 협상회의 후 각 쟁점별 협상 결과를 공개하며 실무협상은 끝났다고 밝혔다. 양당은 사무처 인력과 당원 승계 등엔 합의했지만,
야권 단일후보 플랫폼과 당명 개정, 차별금지위원회 제정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가장 이견이 컸던 쟁점은 야권 단일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국
민의당은 양당의 대선후보 선출 규정을 배제하고 별도 통합 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준비위원회 합류를 촉구했다. 4‧7 재보궐 서울시장 선거 당시에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최종적으론 각각 다른 당 소속으로 막판 단일화 과정을 거쳤다.
국민의힘 협상단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
우리당은 범야권 대선주자들을 끌어들이는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이미 밝혔다"며 "당내 경준위에서 모든 후보가 경선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실무협상 관계자는 통화에서 "
국민의힘을 자신을 중심으로 경선을 이끌어 가려고 외부 대선주자들에게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장외 주자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입당을 압박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무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향후 일정도 미정인 상태다. 국민의힘 측에선 양당 협상 문제를 양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국민의당은 실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이상 지도부 간 회동이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