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격화되고 있는 신경전이 28일 당 선관위의 '원팀 협약식'을 계기로 잦아들지 주목된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본 경선에 진출한 모든 후보들을 불러 '원팀 협약식'을 갖는다.
대선 경선 후보간 공정경쟁과 정책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후보간, 그리고 국민에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자리다. 원팀 배지를 상호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이날 각 후보 간 핵심공약을 당 산하 정책 기관인 민주연구원과 공동개발하는 협약도 함께 치뤄진다. 또 각 후보자들이 2분간의 정책 기조 발언도 할 예정이다. 네거티브 공방을 중단하고, 이제는 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이도록 유도하기 위한 행사 순서다.
'탄핵 진실공방'에 이어 '백제 발언' 논란으로 감정싸움까지 벌이던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도 협약식을 앞두고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7일 오전까지만 해도 협약식에 불참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반발했던 이 지사 측은 협약식에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다.
이재명 캠프 박찬대 대변인은 앞서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적 사실왜곡 주장이 사실에 근거한 검증 아닌 흑색선전의 경우 당이 강력하게 인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이 (원팀 협약식에)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당 선관위에 요구했다.
이어 27일에는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협약식에 불참할 수 있다는 압박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마당에 '원팀 협약식'이 무슨 의미냐는 강경한 흐름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 선관위는 이재명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이에 반발해 협약식에 불참할 경우 오히려 당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우려되자, 결국 협약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 핵심관계자는 "당에 반발을 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다만 선관위가 소극적 대응을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상민 선관위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팀 협약식 자체가 공명정대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라며 "단합하자는 취지인데 참여 안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설전을 마무리하려는 분위기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처음부터 네거티브를 자제하려고 했다"며 "백제 발언 공방과 관련해서도 더 이상 입장을 내놓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을 뺐다.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것이 앞으로의 경선에도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는 "내년 대선은 아마도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선을 앞둔 집권 여당이 조금이라도 이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만한 어떤 언동도 하지 않는 게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협약식으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의 공방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민주당 본 경선 후보들 간 첫 TV 토론회가 첫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양강 구도가 굳어질수록 네거티브를 포함한 공방전이 쉽게 잦아들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