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국가대표 윤현지가 29일 일본 도쿄 지오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여자 78kg급 4강에서 브라질 마이라 아귀아르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윤현지(27, 안산시청)는 펑펑 울었다. 쉽사리 말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사실 윤현지는 흔히 말하는 메달 후보가 아니었다. 윤현지의 세계랭킹은 23위. 그렇다고 땀을 덜 흘린 것은 아니다. "조금 더 노력했으면 메달을 땄을 텐데…"라고 아쉬워했지만, 코로나19로 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2016년 리우 올림픽에 못 나간 한을 풀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8강까지는 거침이 없었다. 16강에서 세계랭킹 7위 나탈리 파월(영국), 8강에서 세계랭킹 5위 휘셔 스테인하위스(네덜란드)를 잡았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 마들렌 말롱가(프랑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도 3개를 받으면서 너무나도 허무하게 반칙패를 당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세계랭킹 8위 마이라 아귀아르(브라질)에게는 배대뒤치기를 시도하다가 누르기 역공에 한판패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많이 울었냐"는 질문에 "아직 덜 운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만큼 도쿄 올림픽 준비 과정이 힘들었다.
윤현지는 한국 유도 중량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나선 국제대회에서 어깨가 탈구됐다. 귀국 후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는 수술이었다. 리우 올림픽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 윤현지는 수술대에 오르지 않고 랭킹 포인트 획득을 위해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수술을 받은 윤현지는 1년 재활을 거쳐 매트 위로 돌아왔다. 오른쪽 어깨는 계속 탈이 났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윤현지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무조건 금메달을 따려고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했다. 그런데 동메달도 못 따서 많이 속상하다"면서 "1년이 미뤄지면서 부족했던 것을 보완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면서 훈련했다. 조금 더 노력했으면 메달을 땄을 텐데, 애국가를 울리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윤현지는 "예선전과 달리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메달이 걸린 경기라서 그런지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 "공격적으로 더 했어야 했는데 기술을 공격적으로 못하고 소극적으로 한 게 패인"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현지의 유도는 끝나지 않았다.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윤현지는 "당장 내년에 아시안게임이 있고, 3년 뒤에는 파리 올림픽이 있다. 이번에 못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 살려서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는 꼭 애국가가 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