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 지사.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두 유력주자의 경쟁이 단순히 흥행 차원을 넘어 상호비방전으로 격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말에도 펼쳐진 李-李 공방전…본선 흥행 요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공방전은 지난 주말에도 치열했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달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며 자신이 이재명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 측은 이낙연 후보를 '무능한 당대표'로 규정하고 "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만들어냈다"며 주말 내내 비판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또 경기도 '남북분도' 문제를 두고도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원팀 협약 당일에도 첫 TV토론회에서 거세게 맞붙었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겠다는 서약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에서도 더 이상 제재할 묘안이 없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유력주자들간 비방전이 민주당 본경선 과정에서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예비경선 과정에서 여론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예비경선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를 선정했다가 취소하면서, 역설적으로 이것이 일정 부분 경선 흥행으로 이어졌다. 네거티브적 요소가 여론의 관심을 산 것이다.
'언론사 고발'까지…與 주자들, 흥행 생각할 여유 없어
윤창원 기자
그러나
지금 대권주자들의 충돌을 단순히 흥행 목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들간 출혈이 너무 심하면 훗날 단일 후보가 정해졌을 때 상대가 오히려 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지금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비방전은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것 같아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또
후보들의 현 상황이 경선 흥행까지 고려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여론조사 업체 대표는 통화에서 "최근에서야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맹추격하는 상황인데, 이재명 후보의 '기본' 시리즈 등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네거티브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측도 이른바 '백제 발언'을 두고 '이재명 후보가 지역감정을 꺼내 들었다'고 처음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로 보는 시선도 많지만, 그만큼 '지역주의 프레임'에 갇히는 걸 크게 우려한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이낙연 두 유력주자는 오는 4일 본경선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다시 한 번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