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밥은 안 먹어도 유튜브는 굶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2005년 출범한 유튜브는 불과 16년 만에 전 세계를 대표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자 검색포털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이용자가 20억 명을 넘었고 한국인 이용자도 4천만 명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한국인 한두 명을 빼고는 모두가 유튜브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1위가 유튜브이고 온라인으로 동영상을 보는 이용자의 93%가 유튜브로 향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려 가는 세상이 됐다. 그런데, 그 세상이 진실이 아닌 거짓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철저히 상업성이 지배하고 폭력과 외설, 인격살인, 사생활 침해 등 온갖 불법이 난무한다. 자체 정화장치는 허술하고 외부의 제재 장치도 마땅히 없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건물 옆면에 그려진 '쥴리의 남자들' 벽화. 박종민 기자가장 심각한 문제는 가짜 정보와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는 것이다. 한국인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6명이 유튜브를 정보검색 채널로 활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유튜브는 이제 기존 언론과 포탈을 넘어선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지만, 거짓과 요설의 집합소이자 배출구가 됐다.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등에서 본 것처럼 가짜뉴스로 돈벌이하는 직업 유튜버들이 넘쳐난다. 최근 쥴리벽화 소동은 유튜브를 통한 조롱과 인권침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벽화의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이슈만 터지면 몰려드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폐해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 민심을 반으로 갈라 내 편, 네 편에만 호소하는 내용들이 판을 친다. 이성적인 판단과 논의를 끌어낼 여지는 없다. 중도는 허락하지 않는다. 오로지 극단적인 보수와 극단적인 진보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유튜브를 포함해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과 모욕 신고 건수는 매년 4~5천 건에 이른다. 매일 하루 10여 건의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유튜브는 OTT를 통한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창이라기보다 영혼을 침식하는 필요악이 돼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언론기관이 됐지만 정부여당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징벌적 언론중재법은 가짜뉴스 양산 등 폐해가 심각한 유튜브보다 기존 언론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389회 국회 임시회 제2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 연합뉴스일찍이 맨유의 전설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일 뿐"이라고 일침했다. 유튜브는 SNS 세상에서 최강자가 됐지만, 인생을 낭비시키는 유흥업소가 돼가고 있다. 유튜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곳은 인생을 낭비시키는 불량 퇴폐업소일 뿐이다.
이런 가짜 불량제품과 단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혹을 끊고 벗어나는 것이다. 더 이상 알고리즘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 유튜브라는 불량 퇴폐업소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래의 꿈이 유튜버라고 대답하는 초등학생들이 적지 않다. 우리 자녀들까지 이런 가짜 세상에 계속 방치해둘 것인가? 결단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