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농구를 정상으로 이끈 케빈 듀란트. 연합뉴스
"기분 좋다!"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7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87대82로 꺾었다.
이로써 미국 남자농구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시작으로 2012년 런던 대회,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4회 연속 올림픽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은 도쿄 대회 예선 첫 경기에서 유럽의 강호 프랑스에 패했다.
놀라운 결과였지만 결코 이변은 아니었다. 그만큼 세계 최강을 자처하던 미국과 비(非)미국권 농구의 격차는 많이 줄었다.
그렉 포포비치 미국 감독은 프랑스전 패배 후 "패배는 실망할 일이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놀랐다는 표현을 쓴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프랑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미국은 도쿄 입성 전 평가전에서 두 차례 패배를 당했고 대회 첫 경기에서도 패했다. 미국 남자농구는 더 이상 '드림팀'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고 우승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은 위기 의식을 느끼고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프랑스와 결승전에서는 설욕전까지 성공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뿐만 아니라 국제농구연맹(FIBA) 무대에서도 '어나더레벨'을 과시한 에이스 케빈 듀란트는 양팀 최다인 29득점을 퍼부어 승리를 이끌었다.
케빈 듀란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소속팀 브루클린 네츠와 4년 총액 1억9800만 달러(약 2269억원)의 연장 계약에 합의해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케빈 듀란트는 "지난 몇 주동안 우리 팀에 관한 별별 이야기를 다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팀을 의심했다. 역경과 싸워가며 강팀들에 맞서야 했다. 우리는 빠르게 하나가 됐다.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에 처음 나온 선수들이 많았다. 게다가 코로나19, 선수촌 버블, 무관중 그리고 우리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팀이라는 기대까지 역경이 많았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동료 즈루 할러데이는 케빈 듀란트의 엄청난 활약에 감탄했다.
지난달에 끝난 2020-2021시즌 NBA 플레이오프에서 밀워키 벅스를 우승으로 이끈 할러데이는 2라운드에서 브루클린의 케빈 듀란트에게 크게 고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할러데이는 "듀란트는 우리 밀워키를 상대로 거의 매경기 50점씩 퍼부었던 것 같다. 이제 그가 세계 무대에서 다른 나라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팀 동료로서 지켜보게 돼 너무 즐거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