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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물건 하나만 들어도 땀이 주르륵"··폭염에 코로나로 물량 늘어 택배기사 '이중고'

전남

    [르포]"물건 하나만 들어도 땀이 주르륵"··폭염에 코로나로 물량 늘어 택배기사 '이중고'

    새벽 물건 분류작업부터 점심·휴식시간 없이 근무
    '집콕'에 신선식품 물건 늘어··"배송 중 상할까 우려"


    최 씨가 배달 전 물건을 꺼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최 씨가 배달 전 물건을 꺼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전남 순천시 매곡동 일대에서 택배를 배송하는 최모(32)씨는 한 낮 기온 30도를 넘는 '땡볕' 아래에서 물건을 나르면서 땀을 주르륵 흘렸다.

    코로나에 폭염까지 겹쳐 물량은 늘어났지만 끝내야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보니 점심시간, 휴식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1일 오전에 만난 최 씨는 이날 새벽 6시 30분부터 순천 신대지구에 있는 물류 센터에서 택배 분류 작업을 한 뒤 이날 배송할 택배를 가득 싣고 출발했다.

    그가 요즘 하루에 배달하는 택배 수는 250~300개. 전통시장 상가와 다세대 주택 등을 담당하는 최 씨는 승합차로 마을의 좁은 골목을 누비며 2~3분에 한번 꼴로 멈췄다가 택배를 내려놓고 출발하기를 수백 번 반복했다.

    특히 이 구역에는 13동이 모인 엘레베이터 없는 5층 짜리 아파트가 있다 보니 폭염에 택배 물건들을 들고, 지고, 메고 계단을 오르내리니 옷이 금세 땀으로 흠뻑 젖었다.

    최 씨는 "겨울에는 보온 기능이 좋은 옷들을 이용하며 견딜 수 있는데 여름에는 땀을 그냥 흘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코로나로 마스크까지 써야 해 고충이 두세배가 된다"고 토로했다.

    최 씨가 택배 상자를 들고 5층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최 씨가 택배 상자를 들고 5층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최 씨는 코로나로 '집콕'이 늘면서 신선식품 택배가 부쩍 늘어난 점을 힘든 점으로 꼽았다. 요즘같은 폭염에는 아이스팩이 금방 녹아 택배 상자가 젖어 너덜너덜 해지기도 하고 다른 물건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식품이 상하기라도 하면 고객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마음까지 급해지는 게 더 힘든일이라고 했다.

    그래도 최 씨는물량 대비 돈을 버는 택배기사에게는 일이 없는 것 보단 차라리 많은게 낫다고 전했다. 또 전국적인 택배 파업으로 택배비는 인상됐지만 택배기사가 받는 수수료는 그대로 인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최 씨는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돈은 벌 수 있으니 버텨야 하지 않겠냐"며 "택배비 인상으로 택배 회사가 벌어들이는 소득이 택배 기사들에게도 돌아갔으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몸도 힘들지만 택배가 조금 늦게 온다고 고객들이 폭언을 쏟아 정신적으로 힘들때가 있다"며 "택배기사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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