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검찰이 경찰로부터 넘겨 받은 전광훈씨의 '배임수재' 혐의에 대한 처분을 1년 넘게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이면서 국민혁명당 대표이다.
검찰은 "계속 수사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지부진한 이유를 놓고 의혹의 시선이 상당하다.
특히 경찰은 충분히 혐의를 입증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음에도 사건 처분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씨에게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배임수재' 혐의다. 자신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회장으로 재임했던 2019년 사랑하는교회에 대한 한기총의 '이단규정'을 해제하는 대가로 5억원을 수수했다는 것.
왼쪽부터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배임수재뿐 아니라, 검찰은 전씨의 집시법 및 감염병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CBS노컷뉴스가 '늑장' 지적을 보도한 시점에서야 조치한 바 있다.
사회적인 사안을 지적할 때 종교인 신분을 방패막 삼는 한편, 사회적인 사안에 대해선 정당 대표 자격으로 발언하고 있는 전씨의 행위의 배경에 처분을 미루는 수사기관이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이후 5주 연속 주일 예배를 강행하는 등 법을 비웃는 듯한 행태의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형사2부 담당)은 지난해 7월 경찰로부터 배임수재, 횡령 등 혐의로 전씨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1년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소 또는 불기소 등 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한기총 비대위)가 전씨를 경찰에 고발한 사건이 발단이다. 당시 한기총 비대위는 전씨가 사랑하는교회 담임목사인 변승우씨의 이단성을 해제해준 대가로 5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변씨와 변씨의 교단은 한기총으로부터 이단 규정을 받은 바 있다.
고발 건을 수사했던 혜화경찰서는 전씨와 변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지난해 7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수사 기록에는 한기총이 사랑하는교회를 이단으로 분류했던 근거가 존재하며, 이단을 해제한 시점과 금전이 오간 때가 연관되며, 다른 거래로 보기에 액수가 상당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황진환 기자반면 전씨가 한기총에 대한 후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횡령 혐의에 대해선 "불법 영득의 목적이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여태까지 처분을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재 수사중인 사안"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고발 당사자인 한기총 비대위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송치된 이후 검찰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성북구청은 이날 사랑제일교회 폐쇄를 결정하고, 20일 집행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전씨 측은 오히려 이를 구실로 삼아 또 다시 장외 집회를 이어갈 태세다. 앞서 교회 측은 시설 폐쇄 결정에 대해 "집행정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예배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모습. 연합뉴스이와 관련, 이성희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사는 통화에서 "(전광훈 목사가) 광화문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광화문으로 갈 예정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의해 광화문이 통제될 경우 노령 인구가 밀집한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집회가 이뤄질 것이란 첩보도 있다.
한편 전씨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지난 광복절 연휴 당시 자신들의 행사를 방해했다며 김창룡 경찰청장과 경찰 개개인 등에 대해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당원과 충돌이 있었던 현장 경찰관 등을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