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처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을 탈출하려는 현지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아기만이라도 구조하기 위해 아프간 엄마들이 철조망 너머로 보내는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인티펜던트, BBC방송,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한 호텔 경계벽에서 아프간 엄마들이 철조망 너머에 있는 군인들에게 자신의 아기를 던졌다. 던져진 아기들은 영국 군인이 손으로 받아냈지만, 일부는 철조망 위에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트위터 캡처해당 장소는 영국이 자국민과 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이송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을 배치한 군사 구역 중 한 곳으로, 시민들에게는 국외로 대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이날 공항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몰려든 현지 시민들로 가득찼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은 "그들은 '내 아기를 구하라'고 외치며 아기들을 우리에게 던졌다"며 "끔찍했다. 밤이 되자 우리 중에 울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트위터 캡처이날 트위터 등 SNS에서도 아기를 보내는 영상이 곳곳에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시민들이 3m 높이로 보이는 철조망 위로 아기를 올리기 위해 팔을 뻗고 있다.
철조망 위에서 한 군인이 아기를 아슬아슬하게 붙잡은 뒤, 뒤에 있는 동료 군인에게 건넨다. 다행히 아이가 무사히 구조되자 주변에선 웃음소리와 함께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트위터 캡처
또 다른 영상에는 경계벽 앞이 피난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차자, 이들 머리 위로 아기가 넘겨지기도 했다. 이 상황을 모르고 우는 아이는 또 다른 시민들의 손에 의해 앞으로 건네진다. 주변에는 자신의 아이도 보내려는지 아이를 든 시민들도 보인다.
앞서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카불 국제공항에 몰려들면서 공항 인근 지역은 아수라장이 됐다. 시민들이 활주로를 장악하는 것은 물론, 어떻게든 탈주하기 위해 달리는 수송기에 매달린 시민들도 있었다.
트위터 캡처이후 수송기에 매달리다가 공중에서 추락한 사람 중 한 명이 17세 소년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1만 8천여명이 카불 공항을 통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는 "절박하게 탈출을 원하는 인파로 인해 공항 출입구 인근은 여전히 혼잡하다"며 "주말 동안 대피 활동을 두 배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