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대한민국vs 레바논 전반경기에서 레바논 선수가 경기장에 쓰러져 누워있다. 이한형 기자 '스치면 쓰러진다'
벤투호가 레바논과 대결에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 홈 경기에서 후반 14분 터진 권창훈(27, 수원)의 선제 결승골로 1 대 0으로 이겼다.
승리는 했지만 선제골이 터지기까지 약 60분 동안 고난의 시간이었다.
수비적으로 경기에 나선 레바논은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를 선보였다. 비가 오는 날씨가 겹치면서 이른바 '물침대 축구'로 진화한 시간 끌기가 펼쳐졌다.
벤투호는 선제골이 해법이란 것을 알지만 해법에 도달할 수 없었다. 전반전 여러 차례 슈팅 찬스를 만들었지만 결국 골을 넣지 못했고 침대 축구에 흔들렸다.
전반 19분 한국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레바논 수비수 카셈 엘제인이 마치 할리우드 액션을 하듯 넘어졌다. 누가 봐도 그렇게 넘어질 상황이 아니었지만 레바논 선수는 가능했다.
다음에는 골키퍼였다. 전반 25분 레바논 골키퍼 모스타파 마타르가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이후 마타르는 한국의 슈팅을 막으면 어김없이 그라운드에 누웠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대한민국vs 레바논 전반경기에서 레바논 선수가 경기장에 쓰러져 누워있다. 이한형 기자레바논표 물침대 축구의 진수를 보여준 것은 미드필더 왈리드 슈르였다.
전반 25분 슈르는 통증을 호소하며 드러누웠다. 슈르는 누가 공을 가졌는지 계속 살폈다. 한국이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일어나지 않던 슈르는 레바논이 공을 잡고 공격에 나서자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한국에 공이 뺏기자 다시 드러누웠다. 이어 레바논이 코너킥 찬스를 잡자 곧바로 일어섰고 이어진 공격에 실패하자 다시 누웠다.
결국 의료진이 들어왔다. 슈르는 들것에 실려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다시 시작한 경기에서 슈르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곧바로 일어섰다. 레바논의 수비 상황이 되자 심판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그라운드에 넣어 달라는 적극성까지 보였다. 통증을 호소하며 서있지 못했던 슈르는 경기장 안으로도 뛰어 들어왔다.
레바논이 달라진 것은 후반 권창훈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부터다. 레바논의 물침대 축구는 완전히 사라졌고 오히려 전방 압박까지 나서는 적극성을 보였다. 레바논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결정적인 위기까지 맞았다.
결국 벤투호는 어렵게 한골을 지키고 최종예선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다음 달 7일 홈에서 시리아와 3차전을 치른 뒤 12일 이란 원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