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DDM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후보 토론회. 왼쪽부터 추미애 후보, 김두관 후보, 이재명 후보, 박용진 후보, 정세균 후보, 이낙연 후보.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초반 최대 분수령이 될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9일 70.36%의 투표율로 막을 내렸다.
충청지역 과반 1위로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가 이어질지,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추격 주자들의 선전이 시작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측 "확실한 정권 교체 위해선 압도적 지지 필요"…과반 기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오는 12일 발표되는 1차 슈퍼위크 결과가 최근 이뤄진 지역 순회 경선 결과나 여론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거인단의 규모가 180만명을 넘어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여론의 흐름과 같이 갈 가능성이 높고, 특정 후보의 조직력 또한 두드러지게 발휘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1차 선거인단 투표율이 70%를 넘어간데다 대구·경북과 강원의 온라인 투표율이 충청보다 높다는 점에서 이같은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윤창원 기자이 지사 측은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의 효과 또한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적 거물의 중대한 결정인 것은 맞지만 이 전 대표의 체급을 고려했을 때 의원직 유지 여부가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맞춰 이 지사 캠프는 본선에 나설 민주당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갖추고 본선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캠프 논평을 비롯해 이 지사 측 관계자들도 메시지의 중점을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맞추고 있다.
이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충청지역 경선과 최근 여론조사의 결과를 경선 유권자들께서도 다 알고 계실 것"이라며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판단 아래 가능성 있고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충청지역 경선에 이어 이번 주말 예정된 대구·경북과 강원, 1차 선거인단 투표까지 모두 과반 1위를 차지할 경우 싱겁게 경선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측 "호남에서 반드시 기회 온다"…후위 주자들 "뚜벅뚜벅"
이 전 대표 측은 후보 개인의 의원직 사퇴는 물론 캠프 또한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올리고 있는 만큼 반전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0년 9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설훈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이낙연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이 이 전 대표에 이어 어떻게든 이 지사가 당 후보가 되는 것만은 막겠다며 함께 의원직을 내려놓으려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특히 이러한 이 전 대표의 절실함이 8~9일 양일간 진행된 1차 선거인단 투표와 전체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당원이 있는 호남 지역 경선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면 향후 영남과 수도권에서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네거티브는 물론 오해살 만한 일도 전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지 하루 만에 이 지사의 도덕성을 언급하며 적극 공세에 나선 것도 이러한 상황의 중대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은 높은 1차 선거인단 투표율이 이러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은 다 했다"며 "이런 위기감과 절박감이 투표에 나서지 않으려고 하셨던 당원과 선거인단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청경선에서 상위권 진입의 가능성을 엿본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1, 2위 주자에 대한 공격성을 더욱 높여 추가 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 지사가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해 경선이 다소 느슨해 진 만큼, 선명성을 강화할 경우 다른 후보를 향할 표가 추 전 장관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9일 강원 춘천시 민주당 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강원도 비전제시 및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뒤이어 열린 간담회를 위해 찾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반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은 현장 일정과 공약 발표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상당한 시간을 놓친 정 전 총리는 어느 후보보다 많은 현장 일정을 기획해 당원, 시민들과의 접점을 최대한 넓히고 있다.
9일에도 강원도에서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각종 간담회를 열어 다양한 지역에서 대화에 나섰다.
박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교육공약을 발표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특별한 슈퍼위크 전략을 언급하기 보다는 "여론조사는 3등인데 당내 투표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만큼 박용진이 본선 경쟁력과 중도확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전략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지역과 공약 행보에 나서며 그간 일관되게 강조해 온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