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저스틴 보어.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 8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한동안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길었던 침묵은 무려 12경기 만에 깨졌다. 홈런 가뭄 탈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였다.
보어는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1회말 라이언 카펜터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LG는 보어의 결정적인 한방에 힘입어 8대1로 이겼다.
보어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그의 홈런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보어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통산 92홈런을 터뜨린 거포다. 세 차례나 한 시즌 20개 이상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하지만 한화전 만루포는 깜짝 놀랄만한 홈런이었다. 벼락같이 터진 한방이었고 또 그가 오랜만에 쏘아올린 대포였다.
보어는 올시즌 21경기에서 홈런을 2개밖에 때리지 못했다. 타율 0.162, 12타점, 4득점을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537에 불과하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인 타자에게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보어는 대체선수로 영입된 후 4번타자 중책을 맡았지만 계속된 부진에 타순은 서서히 내려갔다. 지난 한화전에서는 8번타자로 나섰다.
타격 능력에 기대를 거는 외국인 타자가 8번 타순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2군행 기로에 서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어는 중대한 고비에서 만루홈런을 때려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켰다. 이후 세 차례 타석에서 출루하지는 못했지만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한 대포 한방은 임팩트가 컸다.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보어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60타석에서 19번이나 삼진을 당했던 8월과 달리 9월 들어 타석당 삼진 비율(19.0%)이 소폭 줄었다.
인플레이 타구를 더 많이 만들면서 타구의 질까지 개선할 수 있다면 보어는 LG가 원하는 타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보어는 계속 노력 중이다.
당분간 보어의 타순은 하향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하위 타순에서 LG가 원하는 타자로 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