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변호사 알렉스 머도(53)는 911에 전화를 걸어 총에 맞았다고 신고했다.
자동차 타이어에 문제가 있어 길가에서 손을 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차량에서 누군가 자신에게 총을 쐈다는 것이다.
당시 미 언론 여럿이 머도의 총격 사건을 다뤘다. 머도의 부친과 조부, 증조부가 모두 지역 검사장을 지낸 유력 법조가문인데다 머도의 아내 매기와 아들 폴이 지난 6월 총에 맞아 숨진 사건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 집안에 잇따라 들이닥친 비극으로만 보였던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숨진 아들 말고 다른 아들에게 생명보험금 1천만 달러(한화 117억원)를 수령하게 해주려고 머도 자신이 꾸민 '자살청부' 사건으로 드러난 것이다.
머도는 과거 자신이 변호했던 커티스 스미스에게 부탁해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스미스는 머도에게 마약을 갖다주던 사이로 파악됐다.
자살청부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 머도는 수백만 달러 횡령 의혹 속에 소속 로펌에서 해고된 상태였다. 이 로펌은 머도의 집안에서 100년도 전에 세운 회사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총알이 스쳐지나가 크게 다치지 않았던 머도는 16일 경찰에 출석했다. 보험사기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20년형까지 받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머도의 집에서 20년 넘게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글로리아 새터필드가 2018년 2월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전날부터 조사가 시작됐다.
당시 새터필드는 머도의 집에서 넘어진 사고로 다쳤다가 결국 세상을 떠난 것으로 신고됐는데 사망 경위에 의문점이 있다는 검시관의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새터필드의 두 아들은 머도에게서 약 50만 달러(5억8천만원)의 위로금을 받기로 하고는 받지 못했다고 전날 소송을 제기했다.
머도의 아내와 아들이 숨진 사건 역시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당시 아내와 아들이 여러 차례 총에 맞고 집에서 숨져 있는 것을 신고한 사람이 머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