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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수장들 잇따른 '위기' 경고…"퍼펙트스톰 온다"

금융/증시

    금융수장들 잇따른 '위기' 경고…"퍼펙트스톰 온다"

    핵심요약

    美 테이퍼링, 中 헝다그룹 파산위기, 자산 버블 등 위기 신호
    정은보 "다양한 리스크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스톰 가능성"
    고승범 "가계부채 및 자산시장 과열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금기'로 통하던 전세대출 축소 카드 꺼내며 가계대출 관리

    연합뉴스연합뉴스고승범 금융위원장에 이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위기' 경고에 나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유동성 회수 조치와 중국 2대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위기, 과도한 차입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 자산가격의 버블이 위기설의 근거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28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우리 경제에 '퍼펙트스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올 하반기 들어 미국의 테이퍼링 및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고, △헝다그룹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부문에 대한 부실 우려도 고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상존하는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인들은 외환, 주식시장은 물론, 부동산과 가상자산 시장에서까지 전반적인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고, 상호연계성 및 상승작용으로 인하여 파급력이 증폭되는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파급 경로를 면밀히 살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번 주부터 매주 '대내외 리스크 상황점검 T/F' 회의를 개최해 금융시장 상황 및 금융권 외화유동성 상황 등을 심도 있게 점검하고, 필요시 금융위‧기재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하여 적시성 있는 감독 대응을 모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정 원장은 지난 8월 6일 취임 당시에도 이같은 위기 상황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계기업·자영업자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소위,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당시에는 향후 발생가능한 위기 상황에 대한 '우려' 수준이었다면, 채 2달도 지나지 않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스케줄이 나오는가 하면, 헝다그룹의 파산이 가시화되고,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등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상황들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취임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부채함정' 가능성을 지적하며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주장했던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가계부채'를 매개로한 위기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전날 열린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 국내외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주 FOMC 회의에서 연내 테이퍼링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하였고,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하면서 헝다 그룹의 파산우려가 대두되는 등 글로벌 금융․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로서는 이러한 대외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하면서, 과도한 가계부채 및 부동산 등 자산시장 과열도 더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박종민 기자고승범 금융위원장. 박종민 기자
    고 위원장은 특히, 검토단계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대출이기에 세밀하게 봐야 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금리라든지 조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이날은 전세대출 제도를 손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촘촘한 규제가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정책금융기관의 보증을 통해 싼 금리로 제공되는 전세대출이 '갭투자'에 이용되며 오히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주택자 주거안정의 핵심으로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금기'로 통했던 전세대출 '축소' 카드를 들고나오면서 까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가계대출 폭증세가 한계상황에 다달았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런 위기 경고에 시장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농협은행은 이미 지난달부터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이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일부대출을 축소, 제한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언제 대출을 조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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