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60세 이상 고령층과 요양시설 이용·종사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접종) 사전예약이 오는 5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오는 5일부터 추가접종 대상자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시작한다"며 "접종예약은 올 4월 1일부터 1차 접종을 시작한 75세 이상 어르신, 노인시설 거주·이용자, 종사자부터 시작된다"고 4일 밝혔다.
부스터샷 사전예약은 5일 저녁 8시부터 사전예약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직접 예약이 어려울 경우, 보호자 등의 대리예약도 가능하며 질병관리청(1339) 또는 각 지자체 콜센터에 전화해도 접종예약을 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60세 이상 어르신 등에 대해 신분증을 지참하면 읍면동 주민센터가 예약을 지원하기로 했다.
실제 추가접종은 이달 25일부터 전국의 위탁의료기관에서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으로 이뤄진다.
다만, 면역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면역저하자들은 접종 완료 후 2개월이 경과하면 부스터샷을 맞는다.
당국이 대한혈액학회·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류마티스학회·대한면역학회 등의 자문을 받아 결정한 면역저하자는 △급·만성 백혈병 △림프종 △골수섬유화증 △고형장기이식환자 △헤모글로빈증 △일차(선천)면역결핍증 환자 등이다.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후 2년이 안 된 환자와 2년이 지났더라도 면역억제제를 치료하는 경우, 자가염증성 류마티스 환자, HIV 감염환자 등도 해당된다.
이들에 대한 사전예약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며, 접종을 완료한 지 두 달이 지난 대상자는 11월 1일부터 접종을 받게 된다. 추진단은 이외에도 면역저하자에 해당되는 입원·외래 환자는 주치의 판단 아래 현재 진료 중인 의료기관에서 추가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올 3월부터 백신을 맞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중 기본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이들은 의료기관별로 자체 추가접종을 실시한다. 해당자들은 오는 12일부터 화이자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맞게 된다.
앞서 올 2월 말부터 예방접종을 시작한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위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거주자·종사자 등부터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하지만 7월 초 본격화된 4차 대유행 이후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인도발(發)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됨에 따라, 집단생활을 하는 노인시설 등에서 이른바 '돌파 감염' 사례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에 당국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스터샷 실시를 공식화했다. 1·2차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상반기 우선접종 대상이었던 고위험군부터 추가접종을 시행키로 한 것이다.
추진단은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접종 완료 후 (확진되는) 돌파감염 발생이 지속되는 상황, 기본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접종효과 감소 등으로 추가접종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백신 예방효과를 높여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10월부터 추가접종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 관련 임상연구 결과, 추가접종군은 추가접종을 받지 않은 대상군에 비해 감염 예방효과는 11.3배, 중증화 예방효과는 19.5배 높았다"며 "또한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화이자 추가접종군이 기본접종 대상군에 비해 18~55세는 평균 중화능이 5배, 65~85세는 11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은 기본접종 당시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추진단이 개최한 초청 설명회에 참석한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대한감염학회)는 "1·2차 접종 시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증상이 심했던 경우, 3차 접종(부스터샷) 시 이상반응이 강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실 텐데 미국, 이스라엘 등의 부스터샷 이상반응을 감시한 결과 3차 접종 이후 이상반응은 1차 접종 시보다 빈도·강도가 세지만 2차 접종 시와 비슷하거나 경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이나 중증 반응은 보고되지 않아서 부스터샷을 비교적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다"며 "다만, 2차 접종 시 심한 두통이나 발열, 근육통이 있었던 경우는 3차 시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서 주의 깊게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본접종 완료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을 부스터샷 시행시기로 권고하고 있지만, 시일이 더 지나도 고위험군은 추가접종 이득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송 교수는 "(기본)접종완료 이후 6개월까지는 충분히 높은 항체 면역이 유지되고 8개월 이후 가파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면역저하자의 경우 좀 더 빠르게 면역감퇴를 보일 수 있어서 초기 6개월 이후 어느 시점에라도 추가접종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6~8개월이 지난 경우, 부스터샷을 맞지 못한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는 그 이후에라도 추가접종을 하는 것이 코로나 감염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황진환 기자한편, 1차 접종으로 접종이 완료되는 얀센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부스터샷 필요성은 아직 관련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봤다.
송 교수는 "얀센 접종자의 경우 1회 접종만 하기 때문에 (돌파감염) 우려가 크신 것 같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의 경우에도 아직 얀센 접종 후 장기적 면역·예방효과에 대한 자료는 충분치 않아서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질병관리청 자료에서 보듯 (얀센 접종자가) 다른 백신 접종자에 비해 돌파감염 (발생률이) 6~7배 높은 점을 고려하면 부스터샷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향후 몇 달 내 추가자료가 나오게 되면 이 자료를 근거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필요성, 접종시기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추진단 단장을 맡고 있는 정은경 질병청장은 아직 도입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노바백스 백신과 관련해 "임상결과와 허가신청을 할 때 사용범위, (접종)연령 등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결정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대부분 1·2차 접종이 완료된 시점이라 만약 국내에서 허가된다고 하면 미접종자에 대한 1차 접종이나 추가접종에 노바백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