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피해 도주하는 피의자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혼자 걸어가던 중국인 여성을 차량에 강제로 태운 뒤 현금 수백만 원을 빼앗은 불법체류 중국인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혼자 걸어가던 여성 차량 납치해 현금 빼앗아
제주서부경찰서는 특수강도와 특수감금 혐의로 불법체류 중국인 40대 남성 A씨와 B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오전 6시 40분쯤 제주시 연동 한 거리에서 혼자 걸어가던 불법체류 중국인 40대 여성 C씨를 강제로 차량에 태운 뒤 현금 230만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차량에 C씨를 2시간 가량 감금한 상태에서 제주시내를 돌았다. 이 과정에서 "돈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라고 협박했다. 흉기 등은 사용하지 않았다.
경찰 긴급체포 당시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협박을 견디지 못한 C씨가 결국 "집에 돈이 있다"며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이들 중 한 명이 C씨를 붙잡은 상태에서 나머지 한 명이 집에 침입해 현금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인을 통해 C씨가 혼자 사는 것을 알고 금품을 빼앗기로 범행을 계획했다. 사건 당일 C씨 집 인근에서 기다리다가 C씨를 발견하고 차량에 강제로 태워 범행했다.
경찰, 달아난 피의자 400m 추적 끝에 검거
범행 직후 이들은 도주했다. C씨는 자신이 불법체류 신분이라는 점 때문에 곧바로 경찰에 알리지 못했다. 사건 발생 12일이 지난 9월 30일 모 지구대에 방문해 피해를 신고했다.
신고 접수 후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탐문수사를 벌여 피의자들의 인적사항과 주거지를 확인했다. 잠복 수사 끝에 지난 3일 이들을 차례대로 긴급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피의자 한 명이 경찰을 피해 도주했으나, 경찰이 400m 추적 끝에 검거했다.
경찰을 피해 도주하는 피의자 추적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같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의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C씨가 불법체류 신분이지만, 범죄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통보의무 면제제도'에 따라 피해자의 불법체류 사실을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알리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