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은 5일 남북 관계에 대해 "통일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과 북이 사이좋게 협력하며 잘 지낼 수 있다"며 "체제 경쟁이나 국력 비교는 이미 오래 전에 더는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함께 번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 15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우리는 아직 분단을 넘어서지 못했다. 재외동포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남북으로 나뉘어진 두 개의 코리아는 안타까운 현실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는 대립할 이유가 없다"며 남과 북의 공동번영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동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을 넘어 하나의 코리아가 갖는 국제적인 힘, 항구적 평화를 통한 더 큰 번영의 가능성을 동포들께서 널리 알려달라"며 "8천만 남북 겨레와 750만 재외동포 모두의 미래세대가 공감하고 연대하는 꿈을 꾼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따라 대화 재개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남과 북의 공동번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이날 온, 오프라인을 통해 행사에 참석한 재외동포들을 향해 문 대통령은 "재외 동포들은 고된 타향생활 속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후원했다"며 "온 민족이 함께 힘을 모아 마침내 독립을 이뤄낸 역사적 경험은, 해방 후에도 전쟁과 가난, 독재와 경제위기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됐다"고 격려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 속에 동포들은 모국에 방역물품과 성금을 보내주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방역필수품을 나눠줬다"며 "동포들 덕에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미국 하원 의원 중 한국계 4명이 당선되고 최근 독일에 한국계 연방의원이 당선된 것과 관련해 "겨레 모두의 긍지"라고 말한 문 대통령은 "K팝, K드라마 등 한류의 물길이 이어지면서 알파벳 'K'는 대한민국의 품격과 소프트파워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는 세계인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상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조국은 여러분이 어렵고 힘들 때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다"며 코로나 확산 속에서 동포들을 안전히 귀국시켰던 점을 언급한 뒤 앞으로도 재외동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 동포들과 생중계 연결한 이날 기념식에는 세계한인회장단을 포함해 3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중간에 멕시코-쿠바 이민 1세대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임대한 씨가 참석해 쿠바와 한국의 가교 역할을 다짐하는 글을 낭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