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제6차 방송토론회에 나선 유승민 후보(왼쪽)와 윤석열 후보.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예비경선 6차 토론회 직후 윤석열 후보가 주술 논란을 재차 제기한 유승민 후보에게 삿대질을 하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진위 여부를 두고 캠프간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항의 과정에서 윤 후보가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정법(正法)' 강의를 두고 유 후보는 "이런 영상을 보고 손바닥에 '王'자를 쓴 채 TV토론에 나온 건가"라며 비판를 이어갔다.
유 후보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토론회 이후 일을 제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았으나, 굳이 윤석열 후보 측이 상기시켜줘서 소위 '정법' 동영상을 찾아봤다"며 "저 개인적으로는 감흥이 조금도 없었고, 따르고 싶은 생각도 안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의 개인적 취향이라면 존중하겠지만, 굳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보라고 권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이런 유튜브 볼 시간에 정책 준비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윤 후보 캠프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윤 후보가 유 후보의 가슴팍을 밀었다는 등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윤 후보가) '아까 말씀하신 분 중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가 많으니 한번 보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고 하자 유 후보가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고 주장했다. '정법'은 천공스승이라고 불리는 인물의 강의다.
유 후보측 권성주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 권유대로 '정법 시대'를 보니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김정은 삼부자가 희생 속에 통일을 이루어내고 영웅 중의 영웅 집안이 탄생해 노벨상을 받게 된다'는 맨정신엔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와 유 후보는 또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6차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명했지만, 유 후보는 공개행사 때 수행까지 했던 사람이라며 "윤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이병환씨 이름이 거론되자 "글쎄. 뭐하는 분이냐. 만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유 후보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 그만두고 참석한 첫 공개행사에서 바로 뒤에 따라 다니던 분인데 모르나"고 따져 물었고 윤 후보는 재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양TV' 유튜브 캡처유 후보가 말한 공개행사는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이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윤 후보의 바로 옆에서 이병환씨가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이병환씨는 많은 인파에 쌓인 윤 후보를 경호하기도 했고, 행사 시작 전 자리에 앉아 대기하는 윤 후보 앞 바닥에 쭈그려 앉아 관계자 등에 무언가를 지시하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병환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과 인연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써서 올렸다. 그는 자신을 '돌 맞은 개구리' 라고 표현하면서 "침구사 자격을 국내외에서 받고 항문 침구개발 특허권자, 뇌신경을 살리는 항문침을 연구하는 봉사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당 기념관에서 어설프기 짝이 없는 윤석열 총장 주변을 보며 잠시 나섰던 게 카메라에 드러난 것"이라며 "이름도 모를 저와 항문침을 (윤 전 총장에게) 묻고 또 묻고, 왜 제 이름을 거론해 모독하냐"고 덧붙였다.
이씨는 유승민 후보와도 과거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 데다, 지난 2017년 1월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귀국 당시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하는 바로 뒤에 서있던 모습도 포착됐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6일 윤 후보를 둘러싼 일련의 '주술 논란'을 두고 "손바닥에 王자 새기고 항문침 전문가를 대동하고, 천공스승이라는 도사의 정법 강의를 듣는 자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며 "불법 행위는 아니지만 창피해서 죽을 것 같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