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정부가 다음달 '위드(with)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이행을 앞두고 세부 로드맵을 논의할 민관합동 기구를 이번주 내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0일 "오는 주 중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해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백신 접종률과 코로나19 확산세, 중증화율과 치명률 추이 등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성급한 일상회복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들의 희생과 노력을 한순간에 헛되이 할 수 있기에, 보다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상회복은 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그리고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개최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민관합동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의 말씀을 귀담아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일평균 신규 확진자가 1987명에 달한 점을 들어 "추석 연휴 직후보다는 감소했으나 확산세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백신 1차 접종률이 77.7%, 접종완료율이 59.3%에 이르는 등 예방접종이 가속화되면서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권 장관은 "올해 1월에 중증화율은 3.2%였고 치명률은 1.4%였으나, 4차 유행이 시작된 7월 이후에는 백신 접종의 효과로 중증화율은 2%, 치명률은 0.3% 수준으로 그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며 "특히 백신 접종완료자의 경우,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더욱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의 확진자 12만 5천 명을 분석한 결과, 미접종군의 중증화율은 2.73%이나 접종완료군은 0.66%이고, 치명률은 각각 0.42%, 0.17%로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청장년층 등의 2차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지난 8일 하루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2차 접종에 참여한 점도 언급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당일 2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109만 5960명으로 신규 접종자 수로는 최다를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권 장관은 "국내 총 접종완료자는 3천만 명을 넘어섰고, 오늘 0시 기준으로 전체 인구 대비 59.3%가 접종을 완료했다"며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과 일선에서 헌신해주고 계신 의료진 및 일선 공무원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주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른 '백신 부작용' 관련 대응도 언급하며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국민들로부터 생생하게 들었다"며 "정부는 그간 백신접종 이상반응에 대해서 국지적 수준보다 더 넓게 보상기준을 마련하고 지원하고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여전히 여기에 대해서 많은 절절한 절규를 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또한 "조만간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이런 보상지원에 대한 개선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외의 방역해제 선례도 인용했다. 권 장관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의 선도적인 사례로 포르투갈이 소개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주말 이동금지와 같은 강력한 봉쇄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던 포르투갈은 백신 접종에 대한 적극적인 국민 참여로 접종완료율이 80%를 훌쩍 넘어 세계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높은 접종률의 바탕 위에서 확진자 수가 안정화됨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등 제한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일상 회복으로의 착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급한 방역체제 전환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캐나다 앨버타 주의 사례도 '반면교사'로 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권 장관은 "그 나라의 어느 주(州) 정부에서는 지난 7월, 낮은 백신 접종률과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한조치 해제를 강행했다"며 "그 결과, 9월에 그 나라 확진자의 절반이 그 주에서 발생했고 치명률 또한 4%로 해당국가 전체 평균의 세 배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해외 여러 나라의 경험을 교훈삼아 일상회복을 단계적이고 질서 있게 추진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고 "전 국민 70% 접종완료라는 목표를 눈앞에 두고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무증상·경증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그간 중증 위험이 낮았던 미성년자나 돌봄이 필요한 자녀를 둔 보호자 등으로 제한됐던 재택치료 대상을 입원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환자로 넓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재택치료 중인 확진자는 총 320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