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공주와 고무로. 연합뉴스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마코(眞子·29) 공주가 26일 약혼자 고무로 게이(小室圭)와 혼인신고를 한 뒤 왕실을 떠났다.
일본 국민들의 반대 여론 때문에 왕족으로서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결혼을 한 것이다.
NHK는 이날 오전 마코 사마와 고무로 게이의 혼인 신고서가 관공서에 제출돼 수리됐다면서 마코 사마는 결혼으로 왕실을 떠나 고무로 마코가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여성 왕족은 결혼 후에는 왕족의 신분을 벗고 '평민'이 된다.
마코 공주는 이날 오전 10시쯤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어린 시절부터 살아온 도쿄 아카사카 어용지(왕실 소유지) 자택을 떠났다.
마코 공주는 이날 오후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고무로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결혼은 우리 마음을 소중히 지키면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마코(眞子) 공주가 도쿄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궁내청 직원이 이날 오전 마코와 고무로 게이의 혼인 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마코는 왕실을 이탈했다. 연합뉴스부부가 된 이들은 지난 2010년 국제기독교대(ICU) 동기로 만났다. 그러나 결혼에 이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들은 2017년 9월 약혼을 공식 발표했지만 곧바로 고무로 가족의 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혼이 4년 넘게 미뤄졌다.
고무로의 모친이 남편 사별 후 사귄 애인으로부터 400만 엔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사실이 폭로됐고 이후 결혼 반대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마코와 게이를 둘러싼 억측도 계속됐다. 이들의 결혼이 16억원에 달하는 결혼 축하 일시금을 노린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아사히 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가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3%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할 마음이 없다"고 답변했다.
거센 반대 여론으로 마코 공주는 이례적으로 왕실의 의례를 모두 생략한 채 혼인 신고 만으로 결혼식을 갈음했고 여성 왕족이 결혼 때 받는 지원금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마코와 게이 부부는 당분간 도쿄에서 지내면서 미국행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무로는 미국에서 로스쿨을 나왔고 뉴욕의 한 법률 사무소에 취업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