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유망주 노호영(가운데)과 부모님(왼쪽부터), 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 IMG아카데미 정준섭 국장이 11일 포괄적 업무 협약식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협회세계적인 테니스 아카데미가 한국 유망주에게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미국 IMG 아카데미가 남자 기대주 노호영(오산 문시중 3학년)에게 3년 동안 5억 원을 지원한다.
대한테니스협회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IMG아카데미와 포괄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협회 정희균 회장과 IMG아카데미 한국-동남아 총괄 정준섭 국장이 참석해 주니어 육성 및 지도자 교육, 단기 연수생 파견 등에 대한 협약서에 사인했다.
그 첫 단계로 노호영을 IMG아카데미에 파견할 장학생으로 선발했다. 사단법인 한국주니어테니스선수육성후원회에서 내년부터 3년 동안 6000만 원 이상의 투어 비용을 지원한다.
정 회장은 "사실 협회가 미디어윌과 소송 결과에 따라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유소년 지원은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6000만 원 이상이라는 것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더 지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호영은 IMG아카데미에서 지내는 3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정 국장은 "세계적인 코치의 레슨은 물론 영양학, 재활, 체력, 심리 등 5가지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면서 "또 IMG아카데미는 테니스, 골프, 야구 등 최고의 스포츠 트레이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편 정식 사립고등학교로 등록돼 있는데 노호영은 학비와 기숙사 비용도 지원 받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테니스 용품과 영양 보충 음료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정 국장은 "레슨과 학비 등이 1년 9만 달러 정도, 3년이면 3억 원 이상이 된다"고 귀띔했다. 정 회장은 "용품 등 지원까지 5억 원 정도가 되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규모의 IMG아카데미 전경. IMG아카데미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있는 IMG아카데미는 80개 국가에서 1만20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는 세계 최대 스포츠 트레이닝 센터다. 테니스 코트 60면, 축구장 30개 등 여의도를 넘는 면적이다.
테니스에서도 그동안 안드레 애거시를 비롯해 '러시안 뷰티' 마리아 샤라포바, 아시아 국적 유일의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준우승자 니시코리 게이(일본) 등을 배출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정현도 IMG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소화한 바 있다.
IMG아카데미에서 국내 유망주를 후원하기로 한 데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테니스 시장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정 국장은 "IMG 본사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유망주들이 어린 시절 제대로 된 선진 프로그램을 소화한다면 세계적인 선수로 자라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관심이 많다"면서 "니시코리와 정현처럼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테니스협회와 협약을 맺은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협회의 1호 장학생으로 선발된 노호영은 올해 종별선수권대회 16세 이하 단식을 제패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노호영은 "로저 페더러가 롤 모델"이라면서 "앞으로 3년 동안 열심히 훈련해서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기회를 주신 협회와 IMG아카데미, 경기도 오산시에 감사를 드린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협회와 주니어육성후원회는 향후 매년 IMG아카데미 장학생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1년 혹은 단기 등의 유학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정현과 권순우(당진시청) 등의 선전으로 한국 테니스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IMG아카데미와 함께 3대 테니스 요람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무라토글루 테니스 아카데미도 최근 스포츠 전문 마케팅 기업 라이언 컴퍼니와 협약을 맺고 한국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를 열기로 했다. 과연 세계적인 아카데미가 인정한 가능성을 키워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