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13일 여의도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보장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대회를 불법 집회로 불허했다. 경찰은 전국의 경찰 부대와 가용장비를 활용해 집결 단계부터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고(故) 전태일 열사의 51주기를 맞아 13일 서울 도심에서 2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를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정부와 서울시에 집회 허용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집회 허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서울시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고 집회신고를 했지만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신고한 모든 집회가 불허됐다"며 "정부와 서울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집회 불허 방침을 취소하고 안정적인 대회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허 방침이 철회되지 않아도 대회를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 과정에서 야기되는 모든 상황과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정부와 서울시에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국민의 목소리를 막는 정권의 말로를 불과 5년 전에 보지 않았냐"며 "차벽과 경찰로 막는다고 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막을 순 없다. 만약 문재인 정권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면 그 직을 내려놓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성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축구장, 야구장에서는 수만씩 모여 치킨과 맥주를 먹고 소리 지르는데 왜 민주노총 집회는 봉쇄하는지 의문"이라며 "여야 대선후보 행사에도 수백 명씩 몰려 다닌다"며 방역 기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에 대비해 경찰은 기자회견이 열린 여의도 일대와 민주노총 집회가 예상되는 종로구 광화문 일대 등에 차벽을 설치하고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는 등 통제에 나섰다. 아울러 도심권의 사직로·세종대로, 여의도권의 국회대로·여의대로 등에 임기 검문소를 설치해 집회 참가 목적의 차량 진입도 통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집회 예정 시각을 약 1시간 앞둔 오후 1시 무렵 공지를 통해 "전국노동자대회를 서울 동대문역 인근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0일 열린 총파업에서도 예정된 집회 예정 시각 직전에 장소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